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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현대차, 첫 전기차 전용 공장 미국에 짓는 이유

SBS Biz 김정연
입력2022.05.10 15:48
수정2022.05.11 16:46


다음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합니다.

이에 발맞춰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신설하려 한다는 내용의 한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외신에 따르면 공장 부지는 조지아 주 동부 인근 브라이언 카운티가 유력하며, 생산 차종은 아이오닉7과 EV9 등입니다. 총 8500명이 고용될 예정입니다.

다만 현대차 측은 지역이나 차종, 고용인원 등 세부적인 구상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에도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전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우리 돈 약 3700억 원을 투자하고,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아이오닉5·EV6 출격…현대차 美 판매량 급속도로 성장


북미와 유럽은 현대차그룹의 주력 전기차 시장입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차의 전기차는 총 1만855대입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차 총 4만2448대가 팔렸습니다.

미국에서 기아의 전기차는 총 8735대가 팔렸습니다. 우리나라 판매량은 2만8998대입니다.

대수로만 보면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아직 적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국내에서 전기차 중 절반 이상이 팔린 아이오닉5와 EV6가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에야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야 아이오닉5와 EV6 판매량이 반영되면서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팔린 현대차의 전기차는 7만1989대, 기아는 6만2419대입니다.

바이든의 공격적 친(親)전기차 정책…주정부 혜택 경쟁도 치열


이렇다 보니 현대차는 미국을 놓칠 수 없을텐데요.

현대차 입장에서는 미국에 전기차를 수출하기보다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공격적인 '친(親) 전기차'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지난 3월에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우리 돈으로 6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대규모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 통과 또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미국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 발전에 약 4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자기 지역에 전기차 생태계를 우선 구축하기 위한 주정부간 경쟁도 치열합니다.

앞서 조지아 주정부는 리비안 공장 유치 당시 토지 제공, 세금 감면 등 2조 원 가까이에 달하는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오스틴 주정부는 테슬라 대규모 공장 준공 당시 700억 원대 규모의 세금을 면제해줬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에서 지원도 받고 운송비용도 줄이고. 꿩먹고 알먹을 수 있는 겁니다.

"고용 불안정 우려" 반발…노조 설득이 관건


다만 노동조합 설득이 관건입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구조가 단순해 생산 인력이 비교적 적게 필요합니다. 또 해외 사업이 계속 확대될 경우 국내 사업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현대차 노조는 해외 공장 증설에 대해 고용 불안정 우려를 들어 불만을 표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노사의 단체협약에는 해외 공장과 관련된 주요 결정을 할 땐 90일 전에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노조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거나 해외 생산분을 대체할 신사업을 국내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현대차 노조는 강성 집행부가 이끌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 확대 전략이 추후 진통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현대차 국내 투자 확대 여부 주목


오늘(10일) 윤석열 새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재계 총수들이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얼굴을 비췄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내 전기차 관련 인프라를 늘리겠다며 충전시설 이격거리 제한 완화, 충전요금 5년 동결 등 전기차 관련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습니다.

미국 전기차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는 어떤 투자를 확대할지 주목됩니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새 정부의 법 제도가 어떻게 정비되는지에 따라서 현대차·기아의 국내 전략이 바뀔 것"이라며 "구체적인 정부의 제도 또한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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