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하림의 ‘현란한’ 지배구조 개편…‘승계 발판’ 논란 넘을까
SBS Biz 박규준
입력2022.05.04 14:21
수정2022.05.04 18:00
[앵커]
닭고기 회사로 유명한 하림은 요즘 그룹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한창입니다.
핵심 자회사인 홈쇼핑 회사를 상장폐지시키는가 하면, 이 회사를 쪼개고 합치는 일도 동시에 벌이고 있는데요.
하림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경영 효율성과 전문성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라고 주장하지만, 2세 경영 승계를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어서인데요.
박규준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하림그룹 지배구조 뭐가 어떻게 바뀌는 거죠?
[기자]
크게 3단계입니다.
우선 하림지주가 엔에스쇼핑을 지분 100%를 갖는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습니다.
이로써 홈쇼핑사 엔에스쇼핑은 3월 22일 코스피에서 상장 폐지됐습니다.
비상장사가 된 엔에스쇼핑을 유통 사업회사, 투자회사 둘로 쪼개는 게 다음 단계입니다.
마지막 단계는 이 투자회사를 하림지주와 합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하림그룹의 지배구조는 연내에 이렇게 바뀝니다.
지금은 큰 틀에서 하림지주, 엔에스쇼핑 자회사, 하림산업 손자회사 구조인데, 이젠 하림지주가 엔에스쇼핑과 하림산업을 같은 자회사로 거느리게 됩니다.
[앵커]
얼핏 봐선 지배구조 개편 과정이 복잡한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바꾸는 이유도 전해주시죠?
[기자]
하림지주가 하림산업을 직속 자회사로 두면서 대규모 물류단지 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림산업은 현재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도시첨단물류단지롤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지배구조상 중간에 엔에스쇼핑이 있다 보니 지주사가 손자회사인 하림산업의 양재동 개발 사업을 직접 통제하는 데엔 한계가 있습니다.
또, 엔에스쇼핑이 자회사 하림산업에 양재동 개발 건으로 수천억 원을 지원하느라 허덕였는데 하림산업을 떼내 지주에 보냄으로써 본 홈쇼핑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건 어디까지나 회사 측의 주장인 거고,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많이 다르죠?
[기자]
네, 이번 개편으로 양재동 부지 개발의 이익이 오너일가에 집중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홍국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하림지주가 양재동 개발 사업을 하는 하림산업을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직접 거느리게 된 점이 이유로 지목됩니다.
기존엔 양재동 부지 개발이익이 엔에스쇼핑에 돌아가는 구조였다면, 이젠 하림지주가 직접적인 수혜자가 됩니다.
개발이익이 발생하면, 이익은 최대 주주인 김홍국 회장과 2대 주주인 한국바이오텍 등에 배당을 통해 돌아갈 텐데, 일각에선 이 같은 배당 수익은 하림의 경영 승계 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하림지주의 최대주주는 김홍국 회장(21.1%)이지만 아들 김준영 씨는 올품(5.78%)과, 그 자회사 한국바이오텍(16.69%)을 통해 아버지 김홍국 회장보다 하림지주 지분을 더 많이 갖고 있습니다.
이득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수 있었던 엔에스쇼핑 기존 주주들이 불만이, 그래서 컸습니다.
[업계 관계자 : 엔에스쇼핑 밑에 하림산업이 오랫동안 개발을 못 하고 땅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발생했던 여러가지 비용들을 (엔에스쇼핑이) 감당한 건 맞으니까(요). (기존) 주주입장에서 보면 향후 개발이 되면 개발의 가치가 플러스 영향 될 거라는 기대감에 대한 실망감, 박탈감이 (있습니다.)]
[앵커]
그럼 엔에스쇼핑 기존 주주들은 양재동 개발 사업의 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닌데, 하림산업을 자회사로 뒀을 때보다는 이익이 덜하다는 겁니다.
엔에스쇼핑 기존 주주들은 하림지주 완전 자회사로 들어가면서 지주의 신주를 교환받았는데요.
이젠 지주의 주주가 된 만큼 자회사가 될 하림산업 가치가 불어나면 이들도 덕을 보긴 합니다.
하지만 오너일가를 포함한 하림지주 기존 주주들과 하림산업의 개발 이익을 나눠 가져야 하는 불이익이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주주들 불만은 넘긴 것 같은데, 하림 지배구조 개편에 마지막 복병이 있다고요?
[기자]
네, 하림의 계획대로 엔에스쇼핑을 분할하려면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엔에스쇼핑을 둘로 쪼개 투자회사를,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하림지주에 넘겨주는 것에 대한 당국의 판단이 주목됩니다.
만약 정부의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엔 10월 1일로 예정된 분할 기일이 계속 미뤄질 수 있습니다.
한편, 하림그룹은 오너일가 이익과 승계자금 마련 등을 위해 지배구조 개편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물류단지 프로젝트를 홈쇼핑사가 혼자 감당할 수 없어 지주가 직접 하림산업을 직속 자회사로 두는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 개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2세 승계를 위한 꼼수란 지적이 항상 따라붙죠.
하림도 이러한 꼬리표를 떼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림 관련 후속 내용 취재되면 전해주시죠.
박규준 기자, 잘 들었습니다.
닭고기 회사로 유명한 하림은 요즘 그룹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한창입니다.
핵심 자회사인 홈쇼핑 회사를 상장폐지시키는가 하면, 이 회사를 쪼개고 합치는 일도 동시에 벌이고 있는데요.
하림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경영 효율성과 전문성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라고 주장하지만, 2세 경영 승계를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어서인데요.
박규준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하림그룹 지배구조 뭐가 어떻게 바뀌는 거죠?
[기자]
크게 3단계입니다.
우선 하림지주가 엔에스쇼핑을 지분 100%를 갖는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습니다.
이로써 홈쇼핑사 엔에스쇼핑은 3월 22일 코스피에서 상장 폐지됐습니다.
비상장사가 된 엔에스쇼핑을 유통 사업회사, 투자회사 둘로 쪼개는 게 다음 단계입니다.
마지막 단계는 이 투자회사를 하림지주와 합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하림그룹의 지배구조는 연내에 이렇게 바뀝니다.
지금은 큰 틀에서 하림지주, 엔에스쇼핑 자회사, 하림산업 손자회사 구조인데, 이젠 하림지주가 엔에스쇼핑과 하림산업을 같은 자회사로 거느리게 됩니다.
[앵커]
얼핏 봐선 지배구조 개편 과정이 복잡한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바꾸는 이유도 전해주시죠?
[기자]
하림지주가 하림산업을 직속 자회사로 두면서 대규모 물류단지 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림산업은 현재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도시첨단물류단지롤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지배구조상 중간에 엔에스쇼핑이 있다 보니 지주사가 손자회사인 하림산업의 양재동 개발 사업을 직접 통제하는 데엔 한계가 있습니다.
또, 엔에스쇼핑이 자회사 하림산업에 양재동 개발 건으로 수천억 원을 지원하느라 허덕였는데 하림산업을 떼내 지주에 보냄으로써 본 홈쇼핑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건 어디까지나 회사 측의 주장인 거고,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많이 다르죠?
[기자]
네, 이번 개편으로 양재동 부지 개발의 이익이 오너일가에 집중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홍국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하림지주가 양재동 개발 사업을 하는 하림산업을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직접 거느리게 된 점이 이유로 지목됩니다.
기존엔 양재동 부지 개발이익이 엔에스쇼핑에 돌아가는 구조였다면, 이젠 하림지주가 직접적인 수혜자가 됩니다.
개발이익이 발생하면, 이익은 최대 주주인 김홍국 회장과 2대 주주인 한국바이오텍 등에 배당을 통해 돌아갈 텐데, 일각에선 이 같은 배당 수익은 하림의 경영 승계 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하림지주의 최대주주는 김홍국 회장(21.1%)이지만 아들 김준영 씨는 올품(5.78%)과, 그 자회사 한국바이오텍(16.69%)을 통해 아버지 김홍국 회장보다 하림지주 지분을 더 많이 갖고 있습니다.
이득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수 있었던 엔에스쇼핑 기존 주주들이 불만이, 그래서 컸습니다.
[업계 관계자 : 엔에스쇼핑 밑에 하림산업이 오랫동안 개발을 못 하고 땅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발생했던 여러가지 비용들을 (엔에스쇼핑이) 감당한 건 맞으니까(요). (기존) 주주입장에서 보면 향후 개발이 되면 개발의 가치가 플러스 영향 될 거라는 기대감에 대한 실망감, 박탈감이 (있습니다.)]
[앵커]
그럼 엔에스쇼핑 기존 주주들은 양재동 개발 사업의 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닌데, 하림산업을 자회사로 뒀을 때보다는 이익이 덜하다는 겁니다.
엔에스쇼핑 기존 주주들은 하림지주 완전 자회사로 들어가면서 지주의 신주를 교환받았는데요.
이젠 지주의 주주가 된 만큼 자회사가 될 하림산업 가치가 불어나면 이들도 덕을 보긴 합니다.
하지만 오너일가를 포함한 하림지주 기존 주주들과 하림산업의 개발 이익을 나눠 가져야 하는 불이익이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주주들 불만은 넘긴 것 같은데, 하림 지배구조 개편에 마지막 복병이 있다고요?
[기자]
네, 하림의 계획대로 엔에스쇼핑을 분할하려면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엔에스쇼핑을 둘로 쪼개 투자회사를,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하림지주에 넘겨주는 것에 대한 당국의 판단이 주목됩니다.
만약 정부의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엔 10월 1일로 예정된 분할 기일이 계속 미뤄질 수 있습니다.
한편, 하림그룹은 오너일가 이익과 승계자금 마련 등을 위해 지배구조 개편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물류단지 프로젝트를 홈쇼핑사가 혼자 감당할 수 없어 지주가 직접 하림산업을 직속 자회사로 두는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 개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2세 승계를 위한 꼼수란 지적이 항상 따라붙죠.
하림도 이러한 꼬리표를 떼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림 관련 후속 내용 취재되면 전해주시죠.
박규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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