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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랩] 새벽배송 창시자 마켓컬리…어떻게 유통업계 '샛별'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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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2.04.28 10:47
수정2022.04.30 09:00



누구보다 먹거리에 진심인 사람,
김슬아 대표의 의지 담긴 마켓컬리





마켓컬리를 이해하려면 김슬아 대표의 이야기부터 알아봐야 합니다. 김 대표는 1983년 부산에서 태어나 음식에 ‘진심’인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특히 김 대표 외할머니의 음식 솜씨가 좋아 아침부터 12첩 반상을 차려 먹고, 굴비를 직접 말리는 등 많은 에피소드가 있다고 하는데요.

애정 듬뿍 담긴 음식을 먹고 큰 김 대표는 민족사관학교, 웰즐리대학교를 거쳐 2007년 골드만삭스 홍콩 지사에 입사합니다. 그런데 첫 직장을 다니면서 성인 아토피와 편두통을 얻게 됐고, 의사인 부모님과 동생에게 상담을 받은 뒤 식단 관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다행히 식단 관리를 하면서 병은 금세 나았고, 김 대표는 이때부터 “내 몸에 무엇을 집어넣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본인에게 꼭 맞는 음식을 찾기 시작한 거죠.





시간이 흘러 김 대표는 결혼을 하게 됩니다. 먹거리에 진심인 김 대표답게 결혼 후에도 채소, 과일, 고기 등 품목별로 품질이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장을 봤다고 하는데요. 사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다 보니, 이 부분 때문에 남편과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에 김 대표는 ‘한곳에 좋은 음식을 모아놓고 팔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평소에 장을 보며 겪은 불편을 본인이 직접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됩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오랫동안 고민한 부분은 이름입니다. 처음에는 푸드와 올가닉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푸드 바스켓’, ‘올가플러스’를 후보로 내세웠는데요. 이름이 만족스럽지 않아 고민을 거듭하던 중, 문득 식재료 컬리플라워가 김 대표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컬리라는 어감이 편안하면서도 요리라는 뜻을 가진 컬리너리(culinary)와도 잘 달라붙었던 거죠. 이에 김 대표는 컬리에 마켓이라는 단어를 붙여 회사의 정체성을 담았고, 2015년 마켓컬리를 시장에 첫 공개했습니다.

유통업계 '샛별'로 떠오른 마켓컬리...
성공 비결은 속도의 경제과 가치 소비



마켓컬리가 내세운 전략 중 하나는 ‘속도의 경제’입니다. 비용과 편익을 중시하던 시대에서는 규모가 승부를 갈랐지만, 요즘은 속도가 승부를 결정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순간순간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학습 역량, 빠르고 정확한 학습을 위해 속도를 내는 게 중요한 시대가 도래한 상황입니다.

이에 맞춰 마켓컬리는 ‘샛별 배송’을 무기로 삼았습니다. 최근에는 익숙해진 개념이지만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 7일 배송, 새벽 배송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죠. 하지만 마켓컬리는 신선한 재료를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받아볼 수 있는 시간을 새벽이라고 봤습니다. 오전에 출근이나 외출을 하더라도 제품을 무사히 집 안으로 들여보낼 수 있는 시간을 선택한 겁니다.



두 번째 전략은 ‘가치 소비’입니다. 최근에는 무조건 가성비만 따지기보다는 내가 지향하는 가치나 만족도를 기준으로 물건을 사는 가치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마켓컬리는 동물복지 인증 달걀, 친환경 제품 등으로 가치 소비자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또 지난 몇 년간 비건 열풍이나 공정 무역 같은 이슈가 뜨거웠다 보니 이러한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도 준비돼있죠.

또 마켓컬리는 마켓컬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컬리 온리’ 상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컬리 온리는 약 570개로 전체 상품의 절반 이상인데요. 이 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브랜드 제품은 물론 직매입한 농산물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아울러 마켓컬리는 신선하고 맛있는 먹거리, 소비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기준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10시에는 상품위원회를 열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매주 300개가 넘는 신상품을 일일이 체크하고, 전원 만장일치로 통과 사인이 나면 마켓컬리에 입점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쑥쑥 성장한 마켓컬리는 현재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마켓컬리 상장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상장 전 마지막 성적표가 썩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인데요.

마켓컬리의 2021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영업손실이 2177억원에 달합니다. 1년 새 87% 넘게 급증한 규모인데요. 더욱 자세히 살펴보면 매출 총이익은 크게 늘었는데 판관비가 80% 가까이 늘어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시장에서는 마켓컬리가 과다한 변동비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애초 흑자 전환이 어려운 사업 모델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저런 말들 속에서 마켓컬리가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을지, 앞으로는 어떤 사업모델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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