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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영장·호텔서 야구본다? 정용진 ‘돔구장’ 초안에는…

SBS Biz 박규준
입력2022.04.27 14:23
수정2022.04.27 18:00

[앵커] 

야구팬들은 잘 아시겠지만 요즘 프로야구 1위는 신세계그룹 야구단인 인천 SSG랜더스입니다. 

요즘 잘 나가는 신세계 야구단 말고 전국적인 관심거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언했던 인천 청라지역 내 야구 돔구장 문제인데요. 

돔구장이 어떻게 어느 규모로 추진되는지, 그 초안 일부를 저희 취재 기자가 확보했는데요. 

이번 주 비즈포커스 시간에 단독으로 관련 내용 공개하겠습니다. 

박규준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신세계그룹이 짓겠다는 청라 돔구장이 뭔지부터 알아보죠. 

[기자] 

신세계그룹이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야구 돔구장을 짓겠다고 한 건데요. 

지난해 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NS에 "청라 돔구장 건설 관련 법령을 검토 중"이라고 직접 밝히면서 전국적인 관심사가 됐습니다. 

지금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인천 청라에 스타필드를 짓고 있는데, 이것과 연계해서 야구 돔구장을 함께 짓는 방식입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에 스타필드와 돔구장만 짓는 게 아니라고요? 

[기자] 

신세계그룹이 청라 지역 일대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에게, 보고한 초안 내용들이 파악됐는데요. 

복수의 초안 중 일부에는 스타필드, 돔구장에 더해 호텔과 수영시설까지 포함됐습니다. 

[김교흥 / 더불어민주당(인천 서구갑) : 스타필드 위에 돔 경기장을 올리기 때문에 수영장에서도 야구경기를 볼 수 있고, 호텔에서도 야구경기를 볼 수 있는 아주 입체적인 설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래는 호텔이 없었다가 추가되면서 설계 변경이 들어간 거예요.]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도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복수의 안 중에 호텔과 수영시설이 포함된 것은 맞다"고 말했습니다. 

호텔을 검토 중인 건 야구장 운영 자체가 돈 버는 사업이 아닌 만큼, 수익성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돔구장 규모는 2만 2000석으로 알려집니다. 

신세계는 올해 안으로 건축 변경 인허가 관련 접수를 인천 경제청에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스타필드 완공시점은 2024년인데요. 

돔 구장과 현재 검토하고 있는 호텔, 수영장 시설 등까지 지으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민간업체가 돔구장 같은 체육시설 지을 수 있느냐하는 관련 논란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건 해결이 됐나 보죠? 

[기자]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관련 법적 이슈는 해결이 됐습니다. 

애초 논란이 됐던 건 국토교통부령인 도시, 군 계획시설 규칙상 체육시설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거나 소유하는 시설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조항 자체가 민간업체는 체육시설을 못 짓는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지어도 된다는 명백한 규정도 아니어서 법적인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관계 부처인 국토부와 문체부, KBO에 관련 질의를 했고 돔구장을 체육 시설이 아닌 문화 시설로 하면 문제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습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문화 및 집회시설로 허가할 수 있고, 현 허용 용도로 충분히 돔구장 유치 가능하다고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돔구장이 문화, 집회시설로 분류되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뜻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건축법 시행령엔 용도별 건축물의 종류로 29개 시설이 열거돼 있는데요. 

청라 돔구장은 이중 문화 및 집회시설 내에서 '관람장'으로 지정이 됩니다. 

시행령에 따르면 관람장은 체육관, 운동장 등으로 관람석의 바닥면적 합계가 1000제곱미터 이상인 시설을 말합니다. 

관람장 지정으로 체육시설을 민간이 설치하는 게 맞느냐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게 된 겁니다. 

[앵커] 

법적 걸림돌도 해소됐고, 그럼 돔구장 추진에 아무 문제없는 거 아닙니까? 

[기자]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현재 SSG 랜더스 홈구장으로 쓰이고 있는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문학경기장'의 활용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인천광역시와 문학경기장 인근 상권은 홈구장이 청라 돔구장으로 바뀌면 문학경기장이 방치되거나 인근 상권이 침체되는 걸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천시가 청라 돔구장 건설에 대비한, 문학경기장 활성화 방안을 두고 현재 고심하고 있습니다. 

[인천시청 관계자 : (문학경기장이) 인천시 대표 경기장이잖아요. 청라 돔구장이 건설되면 (문학경기장) 활용방안은 당연히 저희가 모색을 해야 하는 상황이죠." (홈구장이 청라로) 가면 안 된다 이런 민원들이 들어오고.] 

신세계가 문학경기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고, 인천시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현 홈구장 상권에 있는 분들의 반발이 큰 것 같은데, 대안들이 있나요? 

[기자] 

아직 확정은 안 됐는데, 거론되는 문학경기장 활성화 방안을 보면요.

문학경기장 내에서 신세계그룹이 지원하는 사회인 야구단과 고교야구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현 홈구장을 살릴 방안을 두고 인천시와 신세계 양 측의 이견이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게 틀어지면 돔구장 추진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초안대로 '정용진의 꿈'이 실현될지 야구팬들과 지역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야구판을 접수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돔구장 지으려고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장도 다녀오고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점차 밑그림이 구체화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유통업자가 야구판에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고 했던 말이 허언이 아님을 과연 증명할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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