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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궁금해] 요즘 대기업이 꽂힌 '이것'...로봇 비즈니스 베팅

SBS Biz 조슬기
입력2022.04.21 16:34
수정2022.04.24 09:00



로봇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 로봇, 일상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집사 로봇 등 여러 이미지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전에는 공상 과학 영화나 만화 속에서만 로봇을 만날 수 있었지만, 사실 이제 로봇은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됐습니다. 로봇 청소기부터 시작해서 바리스타 로봇, 가사 지원 로봇, 간병인 보조 로봇, 재난 현장 대응 로봇, 웨어러블 로봇까지 종류도 참 다양하죠.

최근 언택트 시대에 맞춰 불어온 로봇 상용화 바람이 상당히 거셉니다. IT나 전자업계뿐 아니라 자동차와 통신업계까지 로봇 산업에 뛰어들며 주도권 잡기에 경쟁이 뜨거운 모습인데요.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가장 로봇에 진심일까요? ‘궁금해궁금해’ 통해 한곳씩 짚어보겠습니다.

가정용 로봇으로 고객 편의성↑
'삼성봇' 출시 앞둔 삼성전자



첫 번째 기업은 삼성전자입니다. 지난 3월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부회장은 “신산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다”라며 로봇을 콕 집어 언급했는데요. 그는 이어 “로봇을 고객과 접하는 새로운 기회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 조직을 강화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CES 2022에서 식탁 세팅 등을 도와주는 가사 보조 로봇 ‘삼성봇 핸디’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사실 로봇이 어떠한 물건을 정교하게 집는 기술을 구현하는 게 꽤 어려운데, 핸디는 컵이나 식기를 안정적으로 집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또 삼성전자는 사내 로봇 사업화 태스크포크를 로봇 사업팀으로 격상시키고 인원도 1년 사이 10배 늘리며 상설 조직으로 개편했습니다. 게다가 올해 초에는 한국, 미국, 캐나다 등에 삼성봇 상표를 등록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이재용 부회장은 로봇 산업을 포함한 미래 신사업 분야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래서인지 삼성전자의 신사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첫 로봇 제품이 거동이 어려운 사람의 보행을 보조해주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젬스(GEMS·Gait Enhancing and Motivating System)’가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조만간 로보틱스 관련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 기업 ‘하만’을 80억달러(한화 약 9조9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대규모 인수합병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부회장이 조만간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선다는 계획을 공식화하자 업계에서는 이구동성으로 로봇을 외치고 있는데요.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에서 우위를 뺏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로봇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6종 로봇으로 언택트 시대 활짝...
'클로이' 내세운 LG전자



두 번째 기업은 LG전자입니다. LG전자는 최근 자사 로봇 브랜드 ‘클로이’를 6종으로 늘리며 비즈니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2018년 로봇 사업 진출을 선언한 후 4년 만에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LG전자는 4월 14일 방역 로봇인 ‘LG 클로이 UV-C봇’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UV-C봇은 호텔이나 병원과 같이 분리된 공간이 많은 건물에서 비대면 방역 작업에 최적화된 로봇인데요.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 기술을 기반으로 벽에 따라 실내 공간을 이동하며 방역을 시행할 수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LG전자는 UV-C봇 출시로 클로이 로봇 라인업을 가이드봇, 서브봇(선반형·서랍형), 셰프봇, 바리스타봇 등으로 넓힐 수 있었습니다. 또 여기서 멈추지 않고 물류 창고부터 고객 집 앞까지 유통 전 단계를 총괄할 수 있는 통합 로봇 솔루션도 개발 중입니다.

앞서 LG전자는 2017년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2018년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 로봇개발 스타트업 ‘보사노바 로바틱스’에 투자하면서 사업 기반을 마련한 상태입니다.

아울러 2021년 7월에는 실내외 통합배송 로봇을 처음으로 공개했고, 올해 1월 CES 2022 콘퍼런스에서도 선보였으며 현재는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큰 그림
인재 육성 몰두 중인 현대자동차그룹



세 번째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입니다. 로봇에 진심인 기업을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인데요. 혹시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4월 초 현대자동차 남양 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회장과 회동했던 사진, 기억하시나요? 당시 두 사람의 만남 못지 않게 사진에 나온 로봇개 ‘스팟’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는데요.

스팟은 현대자동차에서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입니다. 지난해부터 자동차 생산 현장에 투입돼 안전관링 업무를 맡고 있고, 미국에서는 화재 진압 현장에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형 로봇의 모습은 과연 어떨지 엿볼 수 있는 단적 사례로 평가받기도 하죠.



현대자동차가 로봇 비즈니스에 공들이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자율주행 기술 때문인데요. 로봇은 각각의 부품을 완벽하게 제어해야 하는 것은 물론 주변의 상황 변화 등을 즉각 감지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이는 자율주행차가 추구하는 감지와 인지, 파악과 분석, 대응과 행동 등 주요 알고리즘과 정확하게 일치하죠.



아울러 이 같은 로보틱스 기술은 현대자동차의 도심항공교통모빌리티(UAM) 사업의 성장과도 직결됩니다. 그러니까 로보틱스 사업에 투자한 건 미래 모빌리티와 시너지 효과는 물론 물류, 서비스 등 여러 산업으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거겠죠.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는 로보틱스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는 최근 로봇 솔루션, 모빌리티 솔루션 등 5개 부문에서 세 자릿수 인력을 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러한 노력들이 지속된다면 로보틱스는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무실...
제2사옥 1784에 실현 중인 네이버



네 번째 기업은 네이버입니다. 최근 네이버는 로봇과 인간의 공존을 엿볼 수 있는 사례를 구축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실제로 네이버는 제2사옥 1784를 업무 공간이자 미래 기술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 역할 수행 장소로 사용하고 있고, 이곳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로봇이었습니다.

네이버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약 60cm 높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루키’가 줄지어 이동하다 엘리베이터 앞에 멈춥니다. 자율주행 로봇들만 탈 수 있는 전용 엘리베이터인데요. 로봇들은 2대의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 이동하고, 택배 상자를 직원들의 업무 공간 바로 앞까지 배달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테스트 단계인 로봇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양팔로봇 ‘앰비덱스’는 도구에 소독제를 묻혀 적당한 힘으로 루키를 닦아주고, 그림 그리는 로봇 ‘아르토원’은 펜에 손을 쥔 채 태블릿PC에 고흐의 그림 <자화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영상에는 로봇을 고려해 만든 업무 공간에서, 다양한 기술을 갖춘 로봇들이 자유롭게 다니는 등 무척 신기하고 놀라운 모습들이 담겨있는데요. 어쩌면 이것이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 사무실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로봇 시장 어디까지 커질까?
5년 후 4배 이상 성장 예상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라며 뛰어들고 있는 로봇 시장, 앞으로는 얼마나 규모가 커질까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관련 시장 규모는 2019년 310억달러(한화 약 37조원)에서 2024년 1220억달러(한화 약 148조원)으로 4배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제조 현장에 필요한 산업용 로봇은 물론 가사, 헬스케어, 호텔, 배달 등 서비스 로봇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봤는데요. 보스틴 컨설팅 그룹 또한 2025년 이후에는 서비스용 로봇 시장 규모가 현재 주축인 산업용 로봇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급속한 성장 배경으로는 글로벌 5G 확충과 함께 Ai, IoT 기술 확산이 있었습니다. 로봇이 모든 기기와 실시간 연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인데요. 과거 통신이 주력이었던 KT같은 회사가 디지털 플랫폼 기반 로봇 서비스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는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물론 산업용 로봇 수요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단순 반복 작업 같이 효율이 떨어지거나 사람이 장시간 작업했던 일을 협동 로봇이 대신할 수 있어서인데요. 아직 100% 로봇 자동화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기계의 힘과 사람의 손길이 모두 필요한 중조립 공정에는 이들 로봇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전망입니다.

또 사람과 로봇의 조합이 완전 자동화보다 생산성이 높다는 미국 MIT 연구진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에 조선업체나 자동차 부품 업체 등 노동 집약 산업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대비와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로봇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기획·구성: 조슬기 기자
자막: 황인솔 콘텐츠에디터
제작: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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