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궁금해궁금해] 포켓몬 빵 열풍 대체 언제까지? 추억에 지갑 연 소비자들

SBS Biz 류선우
입력2022.04.19 13:51
수정2022.04.19 18:10



오픈런 주인공 된 '포켓몬 빵'
소비자 마음 애태우는 이유는



SPC삼립이 16년 만에 '포켓몬 빵'을 다시 내놔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출시 일주일 만에 150만개, 한 달 반 만에 무려 1000만개 넘게 팔렸다고 하는데요. 1998년 출시 당시 한 달 평균 500만개를 팔았다고 하니 그때 인기를 뛰어넘는 열풍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편의점을 찾으면 '포켓몬 빵 없음'이라는 문구를 자주 볼 수 있는데요. 한 편의점 관계자는 "언제쯤 물건이 들어온다고 하면 손님들이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다"라며 "물건이 충분치 않으니 박스를 마음대로 열어보는 분도 있고, 가위바위보로 중재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라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대형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1일 서울시 중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 앞에는 평일 오전임에도 포켓몬 빵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졌는데요.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아이부터 20대와 30대, 4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했습니다. 매장 개점 시간이 다가오자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대기자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줬습니다. 이날 마지막 번호는 66번으로 뒤에 도착한 이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포켓몬 빵은 1998년 처음 등장해 선풍적 인기를 끌다 2006년 단종됐습니다. 이후 다시 출시해달라는 지속적인 요구에 지난 2월 말 '돌아온 포켓몬 빵'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다시 나왔습니다.

사실 맛보다는 빵 안에 들어있는 '띠부띠부씰'이 인기의 핵심인데요. 이 스티커는 모두 159종으로 SPC삼립에 따르면 뽑을 확률은 모두 동일합니다. 다만 원천 콘텐츠인 포켓몬스터 세계관에 따라 희귀 포켓몬인 뮤와 뮤츠만 한정 수량으로 담겼는데요. 이 두 포켓몬스터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은 0.002%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포켓몬 빵 열풍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우선 MZ세대 레트로 열풍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수진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포켓몬 빵과 함께 자란 소비자들이 경제적 여건이 마련되면서 추억을 다시 구매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라며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일수록 과거에 대한 회귀 욕망이 올라간다"라고 설명했습니다.

MZ세대만이 아니라 전 세대적인 인기를 얻는 이유에 대해서는 "수요와 공급 논리에 의해 공급이 한정돼있을 때 폭발적으로 증대하는 수요의 현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빵 자체가 워낙 구하기 어렵다 보니 '수집욕' 자체도 자극한다는 설명입니다.

스티커 다 모아 100만원에 거래?…'빵테크' 급부상
과도한 '끼워팔기' 마케팅에 논란도 뒤따라



계속되는 인기에 이를 활용한 재테크, 이른바 '빵테크'라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습니다. 정가 1500원짜리 빵을 사자마자 몇 배로 올려 되파는가 하면 스티커 전 종을 모은 씰 북을 1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파는 사람까지 등장할 정도입니다.

각종 논란도 뒤따르고 있는데요. 과도한 '끼워팔기' 마케팅이 난무하는 것은 물론, 빵을 악용한 범죄까지 발생해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또 과거에도 그랬듯 스티커만 얻고 빵은 버리는 문제들이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도하게 비싸게 되파는 행위나 끼워팔기 상술은 현실적으로 처벌이 어렵습니다. 처벌을 하려면 '경쟁 제한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이걸 증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사실 이런 문제들은 이전부터 품귀 현상이 발생하면 자주 불거지고는 했는데요. 허니버터칩 대란에도 과도한 끼워팔기 논란이 불거졌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별도 조치는 없었습니다.

물량 부족하지만 "공장 증설은 없어"
품귀 현상 당분간 이어질 듯



여러 논란 속 결국 SPC삼립은 소비자 불편을 초래했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습니다. 또 최근 새로운 제품 4종을 출시하며 공급량도 30% 늘렸습니다. 다만 SPC삼립은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공장 증설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는데요. 윤민석 SPC삼립 베이커리 마케팅실 과장은 "공장 증설까지는 아직 검토된 바가 없다"라며 "라인에 대한 설비를 개선한다든지 여러 방법을 통해 조금이라도 물량을 더 늘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공장을 늘리지 않는 건 인기에 힘입어 설비를 늘렸다가 낭패를 보는 이른바 '증설의 저주'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실제 2011년 출시된 꼬꼬면은 출시된 해에만 8000만개 넘게 팔렸지만 500억원을 들여 공장을 증설하자 판매량이 뚝 떨어졌고요. 2015년 출시와 동시에 돌풍을 일으킨 허니버터칩도 출시 첫해 200억원, 이듬해 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더니 막상 해태가 연 매출 2000억원을 기대하며 두 번째 공장을 짓자 인기가 식었습니다.

더욱이 포켓몬 빵의 경우 포켓몬코리아와의 사용권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이 기간이 1년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계약 연장 여부도 확실치 않다 보니 공장 증설은 계획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이 열풍도 당분간은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기획·구성: 류선우 기자
자막: 황인솔 콘텐츠에디터
제작: SBS biz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류선우다른기사
콜마홀딩스 "자사주 247만주 소각…기업 가치 제고"
다음 주 줄줄이 오른다…KGB, 규제 막차 '슈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