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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랩] '짝퉁 공방'에서 결국 패배한 무신사…20년사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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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2.04.01 14:26
수정2022.04.02 08:59

패션 피플의 놀이터 무신사,
성공 비결은 'MZ 세대'와 '콘텐츠'





무신사의 출발 지점은 작은 커뮤니티였습니다. 무신사는 '무지하게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뜻으로, 2001년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조만호 전 대표가 열어 운영하기 시작했는데요.
 
조 전 대표는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 무신사에 올릴 패션 피플의 사진을 찍고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패션 피플로 지정된 인물은 스타덤에 오르고 소개된 제품은 모두 팔리는 등 화제를 모았는데요. 이에 자신감을 얻은 조 전 대표는 '무신사닷컴'이라는 별도 사이트를 만들게 됩니다.




 
조 전 대표가 인터뷰를 통해 만난 사람들 중에는 의류업계 종사자가 많았습니다. 조 전 대표는 이들과 친분을 쌓으며 국내 패션 브랜드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 듣게 되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젊은 디자이너가 만든 브랜드에 씌워진 '보세옷'이라는 인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유통 채널을 뚫거나 마케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조 전 대표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2005년 온라인 패션 웹진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합니다. 이때부터는 전문 패션 에디터와 포토그래퍼도 영입하게 되는데요. 이들과 함께 신생 브랜드 홍보, 브랜드 룩북 제작, 화보 촬영 대행을 진행하면서 무신사의 패션 콘텐츠는 더욱 풍부해졌고,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게 됩니다.


 
하지만 무신사 매거진은 조 전 대표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매거진으로는 국내 브랜드가 겪는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는데요. 조 전 대표는 고민 끝에 국내 브랜드를 직접 팔아보기로 결정하고, 2009년 지금의 '무신사 스토어'를 오픈합니다.
 
무신사 스토어도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제품을 대량으로 구입해 팔기에는 자본이 턱없이 부족했던 탓인데요. 조 전 대표는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잘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 브랜드를 찾아가 "화보 촬영과 룩북을 우리가 맡을 테니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해달라"라는 제안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100여개의 브랜드가 무신사 스토어에 모이게 됐고, 차곡차곡 쌓여 지금은 6200여개에 달하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무신사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콘텐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조 전 대표는 무신사 스토어를 열며 '커머스 기능을 추가하되 본래 색깔을 잃지 말자'라는 원칙을 내세웠습니다. 이는 커뮤니티 때부터 제공해온 콘텐츠를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지금도 무신사 스토어에는 룩북, 스트리트 스냅 등 다양한 콘텐츠가 활발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소비자들도 후기나 댓글을 통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소통은 물론 다른 사람의 취향과 트렌드까지 파악할 수 있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도 원동력 중 하나입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가성비가 좋다는 이유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인데요. 2021년 열린 첫 오프라인 매장은 3일 만에 1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그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신사에도 논란거리는 존재합니다. 먼저 수수료와 관련된 이야기인데요. 무신사의 매출은 크게 수수료, 상품, 서비스 등 3가지로 나뉘는데 그중에서도 수수료 매출이 꽤 높은 편입니다. 무신사의 판매수수료는 약 27%인데요. 13% 수준인 지마켓, 쿠팡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큽니다.
 
이에 대해 무신사는 "브랜드별로 최적화된 마케팅과 기획전을 진행해 주고 할인 쿠폰 발급 등을 모두 부담하기 때문에 타 쇼핑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실질 수수료율이 과도하지 않다"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네이버 크림과의 '피어 오브 갓 에센셜' 가품 논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 1월 크림은 무신사가 수입·판매한 고가의 티셔츠가 '가짜'라고 문제를 제기해 두 회사 간 갈등이 시작됐는데요. 무신사 측은 해당 제품이 글로벌 공식 유통사를 통해 들여온 만큼 진품이라고 주장했고, 크림은 중국계 검수 플랫폼 NICE와 일본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 스니커덩크의 운영사 소다에 의뢰한 결과 가품 판정을 받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치열하게 이어진 공방은 결국 어제(1일) 무신사의 패배로 결론이 났습니다. 크림과 무신사는 '짝퉁' 공방이 벌어진 에센셜 티셔츠에 대해 브랜드 본사인 '피어 오브 갓'이 결국 가품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는데요.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된 무신사가 과연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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