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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대출규제 '풍선효과' 본 저축銀…바람 빠지기 전 '고삐' 바싹

SBS Biz 최나리
입력2022.03.31 16:03
수정2022.03.31 19:43

저축은행 대표이사들이 최근 열리고 있는 주주총회에서 잇따라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오늘(31일) JT저축은행은 주주총회를 열고 최성욱 대표의 연임을 확정했습니다. 앞서 SBI저축은행 역시 임진구·정진문 각자대표의 연임을 확정하는 등 주요 저축은행 대표들이 연임 행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거둔 최대 실적 덕분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순이익만 보면 업계 1, 2위 저축은행은 지방은행을 넘어설 정도입니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017년 1조원을 넘어선 이후 4년 만에 2조원에 육박했고, 총자산도 1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순이익 2조원으로 '껑충'…'실적 날개' 단 수장들 연임 성공
지난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저축은행 영업실적'을 보면 79개 저축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1조 9654억 원입니다. 1년 만에 40% 이상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금융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 비용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순이익을 거둘 수 있던 힘은 역시 이자장사입니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가 은행권에서 밀려난 대출수요를 2금융권으로 모으는 '풍선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 덕분에 저축은행의 이자이익은 1년 전보다 9205억원이나 늘었습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3495억원, 2위인 OK저축은행은 2431억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지방은행 가운데 이보다 높은 순익을 기록했거나 비슷한 곳은 BNK부산은행(4026억원)과 DGB대구은행(3300억원) 정도입니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총자산도 1년 전보다 28% 증가한 118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새정부 규제완화 움직임 '변수'…CSS 고도화로 대비
저축은행업계는 최고 수준의 실적에 안주하기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삐를 더욱 쥐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새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기조로 더이상 지난해 같은 풍선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31일) 연임된 최성욱 JT저축은행 대표는 지난 29일 새로운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도입하며 "정교화된 우수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더 나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JT저축은행의 새 CSS는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신용정보 이외에도 통신정보, 직장 및 사업장 정보 등 다양한 대안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의 지원도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앙회는 이달 초 저축은행이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는 기존 '표준 개인신용평가'를 업그레이드 해 고도화 된 표준 모형을 개발했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중소저축은행 31개사 150만명 고객군을 모집단으로 개발돼 중저신용자에 특화된 모형"이라며 "부동산 시세, 구매·소액결제 정보 등 대안금융정보도 적극 반영해 고객 평가 시 변별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저축은행이 주로 취급하던 중금리 대출 시장에 인터넷은행 등이 뛰어들어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이같은 기술 투자 확대는 점차 늘고 있습니다.

디지털 경쟁력 확보 박차…오화경 중앙회장 "디지털 혁신으로 업무 확장"
디지털 경쟁력 확보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오화경 신임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저축은행의 생존 전략으로 '디지털 혁신에 의한 업무 범위 확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오 회장은 조직 변경을 계획 중입니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는 기획관리·경영지원·금융·IT디지털 본부 등 4개 본부로 구성돼 있습니다. 오 회장은 오늘(31일) "IT디지털 본부에서 디지털 본부를 분리시켜 업계 디지털 전환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체 79개사 가운데 자체 모바일 앱을 보유한 저축은행은 약 30개사 정도로 아직 절반에 못 미칩니다.

또 자체 전산시스템을 갖춘 12개사를 제외한 67개사는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로 투자 여력에 차이 때문인데, 이에 저축은행중앙회는 ‘SB톡톡플러스’라는 공용 앱을 운영해 격차를 줄이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별로는 대형 저축은행들 중심으로 자체 앱 개발과 비대면 채널 확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에 발빠른 대응을 해왔던 웰컴저축은행은 2018년 저축은행 최초로 모바일 플랫폼인 ‘웰컴디지털뱅크'를 출시해 지난해 말 기준 약 90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았습니다

올 초에는 저축은행 최초로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참여해 디지털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축은행은 비대면 금융거래를 위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라며 "젊은층 고객이나 지역 외 고객 확보를 위한 영업전략을 모색하고 신용대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사업다각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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