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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바구니’ 우크라 위기에 밀·보리 가격 급등…비료값은 사상 최고 [장가희 기자의 뉴스픽]

SBS Biz 장가희
입력2022.03.23 06:28
수정2022.03.23 08:21

기자가 콕 짚어 전하는 뉴스, 뉴스픽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식량위기로 번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곡창지대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불안했던 곡물 가격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유엔은 식량 위기 가능성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상황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장가희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전 세계 식량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고요? 
전쟁이 발발한 지 불과 한 달 만입니다. 



개전 이후 밀 가격은 21%, 보리 가격은 33%나 올랐습니다. 

곡물 수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쟁 당사국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전 세계 수출에서 우크라이나산 밀 비중은 12%, 보리는 18%에 달했습니다. 

러시아까지 포함하면 밀은 30%, 보리는 23%까지 뜁니다. 



여기에 옥수수는 18%, 해바라기유는 53%로 역시 비중이 높습니다. 



가뜩이나 팬데믹 여파로 해운 물류 마비, 에너지 가격 상승, 일부 지역의 가뭄이나 홍수로 곡물 가격은 불안정했는데요.

여기에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경작지의 3분의 1 가량이 전쟁터로 변했고, 수백만 명이 피란길에 오르면서 대규모의 농토가 그대로 방치돼 농사지을 인력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현재 중국은 심각한 홍수 여파로 곡물 수입을 늘리려 하는데 이 여파가 다시 식량공급 부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비료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는데, 이 점이 식량 공급 부족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촉발하고 있다고요?
네, 그래프로 살펴보겠습니다. 



블룸버그가 산출하는 그린마켓 주간 북미 비료 가격지수를 보면, 지난 18일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2002년 1월 7일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이 지수는 지난 18일 1248을 넘어섰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한 달 전과 비교하면 현재 비료 가격은 40%나 급등한 상황입니다. 

미국과 서방의 대러 제재 본격화로 캐나다에 이어 세계 2위 칼륨비료 생산국인 러시아 수출이 급감하면서 비료 가격이 폭등한 겁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지난해 전 세계 비료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기 때문에 수급이 제한되면 모든 농산물 가격이 급등해 식료품 가격 상승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주요 곡물과 비료는 흑해 항구를 통해 이동하는데요, 현재 폐쇄됐습니다. 

주요 철도망도 파괴됐습니다. 

현재 중국은 심각한 홍수 여파로 곡물 수입을 늘리려 하는데 이 여파가 다시 식량공급 부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식량 위기가 중동과 아프리카 등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의 국가들에서 먼저 나타난다는 점도 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네, 특히 아프리카 소말리아, 이집트 등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밀 수입 의존도가 70%에 달하는데요.

이집트는 전쟁 발발 이후 3주간 빵 가격이 25% 올랐고요.

수단은 50% 상승했습니다. 

팬데믹 때문에 기초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식량 부족에 직면한 건데요.

유엔에 따르면 전쟁이 세계 식량시장에 미치는 여파로 760만 명에서 1천310만 명이 추가로 기아로 내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아랍 국가에서 식량 가격은 정치적 폭발력이 큰 사안인데요.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아랍의 봄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국가들은 새로운 밀 수입처를 물색하고 밀가루나 콩 등 곡물 수출을 금지하며 이른바 식량 빗장을 걸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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