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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대환대출은 ‘빛 좋은 개살구’?…햇살론뱅크 공급 달성률 20%대에 그쳐

SBS Biz 최나리
입력2022.02.25 15:16
수정2022.02.25 18:32

햇살론뱅크는 지난해 7월 저소득·저신용자의 은행권 안착을 돕기 위해 새롭게 출시된 서민금융상품입니다. 

즉 취약차주에게 더 낮은 금리로 2금융권 대출이나 고금리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기존 서민금융상품 이용자 중 부채가 줄었거나, 신용도가 개선된 경우 연 4.9~8%라는 저금리로 최대 2000만 원 한도로 '은행권'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추가적인 소득, 신용 요건에도 부합해야합니다. 가계부채가 1860조원에 달하고 시중금리 상승으로 부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과연 출시 이후 반년 동안 어느 정도의 취약 차주들이 햇살론뱅크 혜택을 받았을지 알아봤습니다.

1·2금융 연결 '징검다리' 대환대출…목표 달성률은 20% 불과
오늘(25일) 서민금융진흥원 업무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 당시 공급계획 규모 3000억원 중 추정 집행 규모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617억원, 20.6%에 불과합니다.  

서민정책금융 이용자가 신용도 상승으로 은행권 대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징검다리' 목표에 크게 미흡했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은행별로 순차적으로 상품을 내놓다보니 공급계획 규모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차주들은 서민금융진흥원 보증을 받아도 은행 대출 심사에서 종종 부결되는 점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햇살론뱅크는 서민금융진흥원의 90% 보증을 통해 은행에서 공급되는 신규 정책서민금융상품입니다. 먼저 소득과 부채, 연체이력 등 상환능력에 대한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심사가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10%의 신용위험을 부담하는 은행이 자체 심사를 통해 대출여부를 최종 결정합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수탁보증을 통해 우선 심사를 하고 은행마다 심사를 하는데 자체심사 기준을 충족해야 할 것"이라며 "보증서가 발급돼도 취급은행별 기준을 충족하지 못 하면 대출이 불가한 경우가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어느 정도 상환능력과 의지를 인정받은 차주조차 은행들의 보수적인 심사에 지원받을 기회를 잃는다면 햇살론뱅크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욱이 '은행권'의 눈높이를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마다 심사기준마저 달라 차주 부담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공급계획 5배로 늘려…"가이드라인 필요"


서민금융진흥원은 올해 햇살론뱅크 1.4조원을 포함해 총 5.9조원의 정책서민금융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오늘(25일)부터 햇살론뱅크의 성실상환기준을 정책서민금융 이용 후 '6개월이상 경과한, 현재 정상이용자 3년 이내 정상 완제자'로 완화한다고 어제(24일) 밝혔습니다.

기존에는 '1년 이상 경과한 현재 정상 이용자·1년 이내 정상 완제자’였습니다.

대출한도도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500만 원 상향했습니다.

이는 올해 햇살론뱅크 공급계획을 지난해 실제 공급액의 20배 이상, 공급계획의 5배에 가까운 1.4조원으로 잡은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데요.

그렇지만 공급규모를 확대하고 당장 신청자가 늘어난다해도 결국 은행 문턱을 넘을 수 없다면 취약차주 금융지원은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일부 은행은 금융당국의 취약차주 지원 방향을 따르기 위해 한도 증액이라든지 대출요건 완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얼만큼 적극적으로 대출을 공급하는 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합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으로 심사를 하는 등 은행마다 실행 과정에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며 "서민금융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끔 제출서류, 자격기준 등을 통일시키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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