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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법적조치 vs. 무상검수…무신사-크림, 목숨 건 ‘짝퉁’ 논쟁

SBS Biz 신윤철
입력2022.02.24 14:40
수정2022.02.24 16:35



판매 상품의 정품 여부를 놓고 패션플랫폼 무신사와 네이버의 손자회사 크림(KREAM)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신사가 법적 조치를 예고했음에도 크림은 재반박 공지와 문제가 된 명품의 무상 검수를 발표하며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두 회사의 갈등은 미국의 패션 브랜드 '피어 오브 갓'의 티셔츠 제품때문에 시작됐습니다. 국내 정식 판매처가 없는 해당 제품을 무신사가 수입해 판매했는데, 지난 1월 이를 구매한 소비자가 명품 리셀(되팔기) 전문 기업인 크림에 재판매를 시도했으나 '가품' 판정을 받았습니다. 

크림은 관련 제품의 가품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공지사항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크림이 가품 사례를 설명하기 위해 올린 사진에서 무신사의 브랜드 태그가 같이 보였고, 이로인해 무신사가 가품인 제품을 정품으로 팔았다는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무신사 "정품 확인 거쳤다" 반박…크림 "해외 감정원도 가품 판정"


무신사는 지난 22일, 한 달에 걸쳐 정품 확인을 걸쳤다며 크림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또 크림이 관련 공지사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내용증명도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크림은 어제(23일) 홈페이지를 통해 'Essentials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 관련 추가 안내' 공지를 올렸습니다. 무신사의 반박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재반박 공지를 올린 것으로, 크림의 검수 과정은 문제가 없으며, 무신사 판매 제품은 가품의 특징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크림에서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문제가 된 제품을 맡길 경우 무상으로 검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무신사는 논란이 된 제품이 개체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국내외 외부 업체를 통해 추가 검수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피오오브갓'의 공식 유통사인 미국 패션 편집숍 '팍선'의 태그를 정품의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여기에 크림이 자체적으로 만든 가품 기준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크림은 이 같은 무신사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크림은 에센셜 제품은 동일 시즌 내에서는 내부 봉제형제가 같아야 하는 등, 개체별 차이가 크게 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무신사의 의뢰에 정품 판정을 내렸던 감정 서비스 플랫폼 '레짓 체크'가 크림이 보낸 사진에 대해서는 100% 가품 판정을 내린 점도 알렸습니다. 이는 두 회사가 보낸 제품의 생산연도와 개체 차이 등에 의해서 정·가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또 추가로 일본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인 '스니커덩크'의 운영사 소다와 중국 중개 플랫폼 '나이스'에 의뢰한 결과 가품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무신사가 에센셜 제품을 구매한 미국 패션 편집숍 팍선 태그에 대해서도 위조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자존심 싸움으로 버진 '가품' 논란
무신사는 크림의 문제 제기에 "사실과 다른 악의적 비방과 가짜뉴스에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 크림이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및 고소 등을 진행할 방침이라는 점도 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림은 오히려 문제가 된 상품의 전면 무상 검수 방침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크림은 다수의 가품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며, 크림 내 거래여부와 상관없이 무상 검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공지를 올린 상황입니다. 

또 이같은 제품 검수는 사용자 보호 목적 외에 어떠한 의도도 내포하지 않으며, 사용자 보호 활동은 앞으로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통단계 복잡해 해결 난관…소송전 가능성
현재 논란은 해당 브랜드가 직접 정품 여부를 확인해주면 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브랜드는 한국에 직접 진출하지 않아 이 방법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초고가인 명품 가방과 달리 의류 등의 경우는 데이터가 적고 개체별 차이도 상대적으로 커서 사설 감정원 등에서도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이 같은 대치 상황이 계속된다면 두 회사 간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신사 측은 크림이 최초 문제가 된 게시물을 노출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입은 피해가 크다고 판단해, 내부 법무팀을 통해 피해 정도도 환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크림 측도 법정을 통해 진품 여부를 가릴 수 있다면, 고객 피해도 줄이고 회사의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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