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만 없으면 무조건 간다"…트래블버블 노선 터졌다
SBS Biz 김정연
입력2022.02.21 16:43
수정2022.02.21 18:08
지난해 7월 우리나라 정부와 사이판 정부가 관광 수요 확대를 위해 출입국 시 격리 면제,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지 반 년이 넘게 지났습니다.
대형항공사 가운데 사이판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사이판과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인천~사이판 여객 노선 이용객은 총 6400명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올해 사이판 노선의 항공기당 평균 탑승률은 66%로, 이는 방역 지침에 따라 항공기 좌석 점유율을 70% 이하로 제한한 것을 감안하면 약 94%로 환산됩니다. 사실상 만석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지난 설 연휴 동안에는 평균 탑승률이 98%까지 올라 우리나라와 사이판 트래블 버블 협약 체결 이후 최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사이판 노선을 운항 중인 제주항공도 같은 기간 인천~사이판 노선 탑승객 수가 52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말부터는 평균 탑승률도 90% 중반 수준으로 올라 사이판 여행객이 점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이판 여행객 1년 새 10배 이상 '폭증'…트래블 버블 효과 '톡톡'
트래블 버블이 시행되는 사이판은 도착시간 기준 1일 안에 신속항원검사 음성 확인서와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출하면, PCR 검사와 자가격리 없이 바로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트래블 버블 시행으로 출입국 격리 조치가 면제되면서 사이판 여행객은 종전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뿐 아니라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사이판 노선을 운항하는 다른 항공사들의 사이판 여객 수요도 증가한 양상입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모든 항공사들의 인천~사이판 여객노선 이용객은 1만 6817명입니다. 매월 평균 2402명이 여행을 한 셈입니다.
반면 트래블버블이 시행되지 않았던 1년 전 같은 기간인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의 사이판 여객 노선 이용객 1554명에 불과합니다. 월평균 222명 꼴인데, 트래블 버블 시행 이후 사이판 여행객 수가 10배 이상 늘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트래블 버블' 나라, 싱가포르 여행객도 1년 새 5배 이상 늘어
우리나라와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나라는 사이판 외에 한 곳이 더 있습니다. 바로 싱가포르입니다.
싱가포르 여행객 수 또한 트래블 버블 체결 전후로 5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싱가포르와의 트래블 버블이 시행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항공사들의 여객 노선 이용객 5만 5241명입니다. 매달 1만 8413명의 여행객이 싱가포르로 출국했습니다.
반면 트래블 버블 체결 전인 1년 전 같은 기간 이용객은 1만 334명, 월평균 3444명으로 트래블 버블 체결 이후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트래블 버블이 시행되면서 격리 조치에 따른 여행날짜 선택 부담이 줄고,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상대국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트래블 버블이 체결되지 않은 나라들도 우리나라 여행객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트래블 버블이 체결된 나라들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는 아직 느립니다.
트래블 버블이 체결되지 않은 다른 인기 휴양지인 다낭과 방콕, 시드니 등은 같은 기간 해외여행 수요가 1.5배~3배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오미크론 확산에도 국경 '활짝'…항공 수요 회복 기대?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해외에서는 입국 제한을 완화하는 움직임도 함께 나타나고 있습니다.
2년 간 관광객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해 왔던 호주는 오늘(21일) 백신을 접종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입국을 전면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같은 날 이스라엘도 다음 달부터 백신 미접종자의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2년 간 국경을 통제해 온 필리핀은 백신접종을 완료한 해외 방문객에게 지난 10일부터 입국을 허용했고, 인도네시아도 지난 1일부터 입국 후 지정 호텔 격리기간을 7일에서 5일로 줄이고, 발리 등 3개 섬을 세계 모든 국가의 백신접종 완료자에게 개방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추가 트래블 버블 체결을 위해 다른 나라들과 여전히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단계적으로 국제선 운항 정상화를 준비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세계관광기구(UNWTO)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인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최소 2023년 또는 2024년은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격리 면제 대상국을 여행하려는 우리나라 여행객이 빠르게 늘고, 격리 조치를 완화하려는 해외 여러 나라들도 늘면서 항공사들의 여행 수요 회복세가 더 빨라질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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