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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랩] 에버랜드가 용인에 세워진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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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2.02.17 16:06
수정2022.02.19 09:00



반세기 동안 사랑받은 에버랜드
성공 비결은 '새로움'과 '콘텐츠'





에버랜드의 탄생을 알기 위해서는 약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이 갓 태동한 1960년대의 이야기인데요. 당시 이병철 삼성 회장은 국토 개발 사업에 관심이 많았고 경상북도 경주시, 경기도 용인시 등을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서울시와 접근이 용이한 용인시가 최종 결정됐고, 이곳에서 에버랜드 전신 자연농원의 첫걸음이 시작됐습니다.

이 회장은 국토 개발 사업을 위해 용인 땅 주인 2000여명을 만나 450만평의 토지를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그 땅에 나무를 심고 가축도 기르면서 말 그대로 자연농원을 만들게 되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1976년 4월 17일, 자연농원이 이용객에 처음 공개됐습니다. 이때 언론에서는 '삼성이 전무후무한 규모의 여가 장소를 만든다'라며 대대적인 보도를 진행했는데요. 그 결과 자연농원은 첫날에만 2만5000여명이 방문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자연농원은 영농 단지이자 놀이공원으로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영농 단지의 비중은 줄어들고 놀이 시설로서의 역할이 두드러졌는데요. 이런 이유로 삼성은 자연농원 대신 새로운 놀이공원 이름을 고민하게 됩니다.

놀이공원 브랜드 콘셉트는 '시간(時間)', '공간(空間)', '인간(人間)'의 3간(三間)이었습니다. 이용객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간과 공간의 무한한 가치를 창조해 나가자는 취지를 담은 겁니다. 이러한 경영 이념에 따라 놀이공원 이름은 'Ever(영원)'와 'Land(땅)'의 합성어인 에버랜드로 결정됩니다.



1996년 3월 25일 개장 20주년을 맞이한 자연농원은 에버랜드라는 새 이름으로 변화를 도모합니다. 이때 이름만 바뀐 게 아니라 새로운 시설인 캐리비안 베이도 문을 열었는데요. 바다, 계곡, 수영장이 물놀이를 대표하던 시절에 인공파도와 놀이 기구를 도입한 워터파크의 등장은 이용객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그러니까 '새로움'이 에버랜드의 비책이었던 거죠.

에버랜드가 새로움을 추구한 건 워터파크뿐만이 아닙니다. 1985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열리는 장미 축제도 예시 중 하나인데요. 지금이야 꽃 축제가 익숙한 개념이지만 당시에는 꽃밭을 인위적으로 조성한다는 게 꽤 파격적인 시도였습니다. 게다가 장미는 흔한 식물이 아니었고, 우리 토양에 잘 자라지도 않아 여러 노력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에버랜드는 새로운 콘텐츠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페스티벌이나 퍼레이드 같은 전통적 콘텐츠는 물론이고 온라인상으로도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관람객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캐스트의 영상,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아기 판다 푸바오의 일상 등은 수천만 뷰를 자랑하며 브랜드 홍보물로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에버랜드는 46년 동안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습니다. 2021년 4월 기준 에버랜드를 찾은 누적 관람객 수는 무려 2억5000여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게 1명의 국민이 평균 5회 이상 방문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라고 하니 에버랜드를 국민 테마파크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에버랜드에게도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놀이기구 면에서는 다소 머뭇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버랜드가 본격적으로 놀이 기구를 도입한 1980년대에는 후룸라이드, 우주 관람차, 바이킹이 오픈했고 1990년대에는 독수리 요새, 아마존 익스프레스가 공개됐지만 2000년대에는 특별히 두드러진 게 없습니다. 물론 2008년 T익스프레스라는 롤러코스터가 새로 지어지기는 했지만 추가 어트랙션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최근 에버랜드는 디지털 기반 콘텐츠에 주력해 기존 테마파크 개념을 뛰어넘은 '디지털 스마트 스페이스'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버랜드가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 동안 새로움을 추구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는 어떠한 ‘환상의 나라’를 만들어갈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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