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디지털 금융의 그늘…‘돼지털?’화에 고립되는 고령층
SBS Biz 우형준
입력2022.02.03 16:50
수정2022.02.03 17:57
<디지털 LG 광고 - 돼지털 편 (2001)>
연초부터 은행원들의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점포 줄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오프라인보다는 모바일 등을 통한 은행 이용이 늘어나면서입니다. 하지만 금융접근성 측면에서 디지털 앱 사용 능력이 익숙지 않은 고령층의 금융거래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00년대 한 광고에서 남편이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면서 아내에게 영상통화를 하며 생선을 고르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광고 끝 무렵에는 할머니가 손님에게 휴대폰을 보며 무엇이냐고 묻자 손님은 ‘디지털 세상이잖아요~’ 라는 말을 하자 할머니는 ‘뭔 돼지털?’ 이라며 반문합니다. 당시만 해도 방송광고 속 할머니가 '디지털'을 '돼지털'로 묻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고령자에게 디지털은 낯선 단어였고 그로부터 20년이 지났습니다. 현재 스마트폰 시대의 '디지털'은 고령층에게 또 다른 어려움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처럼 '돈'과 밀접한 필수적인 업무마저 급속도로 변화됨에 따라 어려움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많이 들려옵니다. 그래서 이 같은 상황에 시중은행들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문제점은 없는지 알아봤습니다.
사라지는 은행 점포…5년간 1500개 문 닫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 점포는 총 1507곳이었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273곳, 2017년 420곳, 2018년 115곳, 2019년 135곳, 2020년 332곳, 2021년 1∼10월 238곳입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 304곳, KB국민은행 225곳, 우리은행 165곳, 신한은행 136곳으로 이들 4대 시중은행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점포 폐쇄가 집중됐습니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 515개(40.4%), 경기도 245개(19.2%) 등 수도권에서 폐쇄된 은행 점포 수는 전체의 약 60%였습니다.
"상담해줄 은행원도 없다"...5천명 희망퇴직
새해 5대 금융회사 수장들이 모두 '디지털'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상담해줄 은행원 조차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주요 은행에서 희망퇴직으로 떠난 은행원은 5000명이 넘습니다.
지난달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4곳에서만 희망퇴직 형태로 모두 1천817명이 짐을 쌌습니다.
KB국민은행 674명, 신한은행, 250명, 우리은행 415명, 하나은행의 경우 임금피크 대상자 228명과 준 정년 대상자 250명 등 모두 478명이 퇴직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29일 자로 SC제일은행 직원 약 500명이 특별퇴직했고, 소매금융 철수를 결정한 씨티은행에서도 같은 해 11월 직원의 약 66%인 2천3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습니다.
NH농협은행 직원 427명도 같은 달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지난해 말 회사를 떠났습니다.
결국 최근 넉 달간 국내 시중은행 5곳과 외국계 은행 2곳에서만 무려 직원 5천44명이 사라진 셈입니다.
"ATM도 사라진다"…매년 2000개씩 줄어
은행들의 점포 통폐합이 빨라지면서 특히 고령층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 70대 어르신은 "은행들의 점포가 줄면서 대기시간도 길어지고 ATM 대기도 길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확인해보니 실제 ATM 기기수 마저도 줄고 있는 상황입니다.
ATM은 5년 만에 3분의 1로 감소, 매년 2000여개씩 사라지는 중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6대 은행의 ATM은 총 2만6981대로 2015년 12월 말과 비교해 1만1235대 감소, 3분의 1가량이 줄었습니다.
연간 감소 규모는 2017년 2532대, 2018년 2162대, 2019년 1651대, 2020년 2108대입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라 앞으로 지점 통폐합이 계속될 예정이라 ATM 숫자도 빠르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은행 점포폐쇄는 대세..."관건은 속도 조절"
은행권은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은행들은 디지털 출장소와 함께 ‘디지털 맞춤 영업점’ 도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STM(스마트텔러머신), 신분증 스캔, 화면인증, 바이오 인증을 통해 영업점 창구업무를 고객이 직접 처리하는 디지털 무인채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불편함을 겪을 수 있는 65세 이상의 고객에 대해 업무 시간 내 ATM 이용 시 수수료 면제, 사전 교육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은행연합회는 이 같은 문제에 은행간 공동점포, 우체국 창구 제휴 확대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의 점포 축소로 인해 어르신분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TF를 꾸려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일부 은행들은 큰 글씨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고령층 전용 창구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히지만 점포가 줄어드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입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매년 발표하는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를 보면 70대 이상의 국민 중 인터넷 이용률은 2020년 기준 40.3%에 불과했습니다.
국민 평균 이용률 91.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디지털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속도 조절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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