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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로 커진 지역화폐 시장…카드사 경쟁하는데, 소비자 혜택은?

SBS Biz 오정인
입력2022.01.28 16:41
수정2022.01.30 08:00



올해 지역화폐 발행규모가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드사들도 한파 승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카드사가 지방자치단체와 제휴해 상품을 출시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직접 운영·판매대행에 나서기 때문입니다. 

카드사들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신규 고객을 늘리는 데 이어 플랫폼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혜택을 받아볼 수 있는지, 앞으로 제공될 수 있는 서비스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알아봤습니다.

지역화폐 시장, 매년 두 배씩 증가


올해는 '30조원'…카드사, 판매대행까지



올해 지역화폐 발행규모는 30조 원,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서울시는 서울사랑상품권 판매대행사로 신한금융과 카카오페이, 티머니 컨소시엄을 선정했습니다.

서울시민들은 신한카드가 출시한 애플리케이션과 신한플레이, 신한쏠 등을 통해 지역화폐를 구매하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지금까지 현금으로만 구입할 수 있었던 서울사랑상품권을 신한카드 플랫폼에서 신한카드로 구입할 수 있는 점도 특징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에 지자체와 제휴 방식으로 체크카드 등을 운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라며 "지역화폐를 카드사 애플리케이션 등 플랫폼을 통해 구입·이용하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인천시에서는 지역화폐 인천e음 운영대행사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중입니다. 

운영대행사 선정을 위한 정보제공요청서를 제출한 곳은 기존 운영대행사인 코나아이를 비롯해 신한카드와 하나카드, NH농협은행, KT, 나이스정보통신, 비즈플레이 등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화폐 판매대행에 더 많은 카드사들이 진출할 경우 고객 확보 차원에서라도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마이데이터 사업자라면 지역화폐 구매 고객들의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정보 제공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카드사 입장에선 별도 플랫폼 개발·운영 비용이 투입되지만, 플랫폼 이용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는 기대가 더 크다는 분위기입니다.

카드사-지자체 '제휴상품' 운영도 활발
"지역화폐 서비스에 카드사 혜택도"

[신한카드가 각 지자체와 운영중인 제휴 상품. (자료: 신한카드 홈페이지)]

기존에 카드사와 지자체는 '협약'을 맺고 체크카드를 운영해왔습니다. 

신한카드는 경기 성남시와 대전 대덕구, 전남 나주시 등과 협약을 맺고 체크카드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KB국민카드와 제주도가 제휴를 맺고 출시한 탐나는전 체크카드. (자료: 국민카드 홈페이지)]

KB국민카드에선 제주 탐나는전 체크카드를, 하나카드에서는 충남 공주시, 경기 김포시 등 8개 지자체와 각각 상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에 따라 지역화폐 이용시 할인 혜택이 적용되는데, 여기에 카드사 혜택도 함께 제공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고객과 마찬가지로 포인트가 적립되는 등 일반적인 선불충전식의 카드류 지역화폐보다 소비자가 받아볼 수 있는 혜택이 더 크다"며 "지역화폐 특성상 영세가맹점에서 결제되기 때문에 카드사가 받는 수수료 수익이 크진 않지만 고객 확보 차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존에 제휴를 맺은 지자체 이외에 다른 지자체와 협업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카드사들도 많습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역화폐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 카드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제휴카드 형식으로 상품은 지속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카드업계, '플랫폼 경쟁력' 강화 나서
전문가 "데이터 활용한 서비스 기대"



그러나 이같은 방식은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카드사의 별도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예를 들어 지자체와 제휴상품을 운영하는 카드사에서 체크카드를 발급해 이용하는 것은 단순히 '카드 이용'에만 그치기 때문입니다. 

카드사 관계자는 "지역화폐를 구입하기 위해 별도 플랫폼으로 들어온 고객들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카드사 입장에선 다양한 연계 서비스 등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역화폐만 구입한 고객이 카드사 고객으로 확대될 수도 있고, 이들의 구입·이용 정보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으로 다양한 생활정보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도 눈 앞에 보이는 수익성보다는 미래가치가 더 높은 고객들의 데이터 확보에 주력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자사 플랫폼으로 지역화폐를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캐시백 혜택을 추가로 제공하거나 카드사 서비스 이용시 추가 혜택을 주는 등 유인책을 마련해 플랫폼 접근성을 높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판매대행에 본격 나선 곳은 현재 신한카드 한 곳이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가 은행 등 기존 금융사와 손을 잡거나 빅테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플랫폼 고객 확보에 나서면서 고객들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 혜택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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