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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몰아서 온다…관세청 지침에 아모레·LG생건 ‘겹악재’

SBS Biz 신윤철
입력2022.01.25 11:23
수정2022.01.25 11:54

[앵커] 

'K-뷰티'의 양대산맥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세청이 면세품 관련 지침을 개정하면서 큰 손 중국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화장품 판매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신윤철 기자 연결합니다. 

관세청이 무슨 지침을 바꿨다는 건가요? 

[기자] 

면세점 현장인도 운영지침이라는 건데, 다음 달 3일부터 바뀝니다. 

현장인도는 외국인이 한국서 구매한 면세품을 면세점이 바로 전달하는 방식인데요. 

이전에는 '한도 수량 50개'라는 느슨한 기준이었는데, 이를 50박스로 명확히 하고, 박스 크기도 우체국 규격박스 제5호로 제한한 겁니다. 

여기에 6개월마다 10박스씩 축소할 방침입니다. 

관세청은 기존 지침을 확대 해석해 대량의 물품을 현장인도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통한 면세품의 국내 불법 유통 등이 꾸준히 제기된 만큼 지침을 개정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런데 LG생활건강이나 아모레퍼시픽에게 새 지침이 왜 치명적인 건가요? 

[기자]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의 비중이 큰데, 그중 상당 부분을 중국 보따리상, 이른바 '따이궁'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LG생건은 해외 매출에서 중국의 비중이 절반에 달하고 화장품 부문의 면세 채널 매출이 40%가량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 비중이 70%, 면세 채널 매출 비중은 20%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이궁들은 과거 느슨한 관세청 지침을 활용해 국내 면세점에서 대량의 면세품을 현장인도 방식으로 구매해왔는데요. 

강화된 지침으로 이 같은 방식이 막힐 위기인 겁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최근 따이궁들이 국내 기업들에게 제품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관세청의 새 지침까지 나온 겁니다. 

두 회사의 중국 시장 부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78만 원이 넘었던 LG생건의 주가는 오늘 95만 원 밑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30만 원을 기록한 아모레퍼시픽도 15만 원대를 기록 중으로, 두 회사 모두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브랜드 파워 제고와 함께 시장 다변화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SBS Biz 신윤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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