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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가는’ 신용점수와 금리…왜 그런가 봤더니

SBS Biz 오정인
입력2022.01.21 17:21
수정2022.01.21 17:36



최근 1년새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신용자의 평균금리는 2%p 가까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저신용자의 경우 평균금리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카드론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은 더 높아졌습니다.



오늘(21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7개 전업카드사에서 카드론을 이용한 고신용자의 평균금리는 11.2%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1월 9.54%였던 것과 비교하면 1.66%p 오른 것입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 등 대출 금리도 오르는 상황"이라며 "추세적으로 볼 때 금리 상승 기조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신용등급 AA+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3년물 금리는 2.372%로 집계됐습니다. 1월말 1.249%보다 1.123%p 올랐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장금리 상승세도 계속되면서 카드론 금리도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저신용자의 카드론금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을까요? 저신용 차주들의 평균금리는 오히려 더 내려갔습니다. 



지난해 12월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을 이용한 저신용 차주들의 평균금리는 17.74%로 앞선 지난해 1월 20.03%보다 2.29%p 더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7월 법정 최고금리가 기존 24%에서 20%로 내려간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법정 고금리가 20%로 낮아지자 지난해 7월 저신용자의 평균금리는 18.64%로 내려갔습니다. 이후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17.74%까지 떨어진 것입니다. 

최 교수는 "최고금리가 20%로 제한이 되면서 그 이상으로 금리를 적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평균 17~18%에서 금리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신용자의 카드론 이자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저신용자 평균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는 동안 저신용자의 신용평점, 그러니까 카드론을 받을 수 있는 저신용자의 기준 더 올랐기 때문입니다.



7개 전업카드사에서 카드론을 이용할 수 있었던 저신용자의 신용평점은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평균 663점이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저신용자 기준이 654점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하반기부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654점이었던 저신용자의 평균 신용평점은 12월 679점으로 25점 올랐습니다.

저신용자 금리는 더 낮아졌지만 사실상 문턱은 더 높아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평균 금리 자체는 개선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신용이 낮은 차주들은 아예 들어오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일종의 착시효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카드사 입장에선 가장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는 저신용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결국 고신용자에게 금리 부담을 지울 수 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정 교수는 "금융사들은 경기가 불확실할 때 부실 위험이 있는 저신용 차주를 받지 않게 되는데 그러면 마진이 나오지 않는다"며 "결국 고신용자에게 금리를 올려받는 것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카드론을 비롯한 전체 대출 금리 상승세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때문에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고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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