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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BBQ·BHC·GS25, 착한 프랜차이즈 제외된 이유

SBS Biz 류정훈
입력2022.01.13 16:52
수정2022.01.14 15:34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국민 모두가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죠.

힘들지 않은 직종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분들의 어려움이 큰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 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주분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기업들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해 '착한 프랜차이즈' 100개사로 선정했습니다.


치킨집부터 카페, 주점, 편의점까지…고통 분담 나선 프랜차이즈


공정위가 선정한 착한 프랜차이즈 100개는 한식부터 카페, 치킨집, 분식 등 외식업종과 교육 서비스, 편의점업종까지 다양한 분야에 포진돼 있습니다.

이들 100개 기업이 지난해 5만3132개 가맹점주들에게 지원한 금액은 총 188억 원이라는데요.

상생하는 방법도 다양했습니다.

기업들이 광고 판촉비 인하(37.3%)를 통해 가맹점주들을 가장 많이 도왔고, 이외에도 ▲로열티 감면(31.4%) ▲운영자금 지원 (18.6) ▲상생협력제도 운영 (6.8%) ▲상생협력전담부서 및 내부자율조정기구 설치 (4.2%) ▲필수품목 공급가 인하 (1.7%) 등으로 상생을 실천했습니다.

착한 치킨집들...그런데 BBQ·BHC는 없다?
프랜차이즈하면 어떤 업종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치킨집이 생각나는데요.

지난해 착한 프랜차이즈 목록에 22개의 치킨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위드치킨 ▲컬투치킨 ▲엔칙스치킨 ▲철인7호 ▲티바두마리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 ▲본스치킨 ▲아웃닭 ▲치킨마루 ▲바른치킨 ▲또봉이통닭 ▲꾸브라꼬숯불두마리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죠.

그런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치킨 브랜드는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꼽은 2022년 1월 치킨 전문점 브랜드 1위부터 10위(BBQ, 굽네치킨, 교촌치킨, BHC, 맘스터치, 푸라닭, 60계치킨, 노랑통닭, 자담치킨, 네네치킨)은 포함되지 않는데요. 왜일까요?


아무리 상생 외쳐도 공정위 '철퇴' 맞으면 결격
여기서 잠깐, 소비자 평판 1위를 차지한 BBQ의 지난 행적들을 살펴볼까요?

가장 최근에는 윤홍근 BBQ 회장이 "올해 패밀리(가맹점)와 상생을 통해 위대한 BBQ 원년을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지난달에는 경쟁사들의 치킨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가격 인상 없다"며 소비자와 가맹점주들과 상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죠.

BHC도 이에 질세라 가맹점 소간담회를 열고 전국을 순회하는 등 상생 경영에 나섰습니다.

이처럼 많은 활동을 했는데도 리스트에 오르지 못한 이유는, 공정위의 시정조치를 받은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착한 프랜차이즈에 선정되기 위해선 로열티를 최소 2개월간 50% 이상 인하하거나 한 달간 전액 면제하거나, 혹은 가맹점주들에게 판매하는 필수품목 공급가격을 전체 가맹점에 대해 최소 두 달 간 30% 이상 인하해야 하는 등 조건이 있는데요.

이 조건에 앞서 공정위의 시정조치를 받으면 결격사유에 걸려 심사대에 오르지도 못하게 되죠.

지난해 5월, 공정위는 BBQ와 BHC가 가맹점주들이 협의체인 사업자단체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가맹점의 계약갱신을 거절하는 등 가맹사업법을 위반해 공정위의 철퇴를 맞은 바 있습니다.

당시 공정위는 두 치킨 브랜드의 가맹본부인 ㈜제너시스비비큐와 ㈜비에이치씨에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15억3천200만 원과 5억 원의 과징금도 부과했죠.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 목록에도 없었다"고 밝혔는데요. 어차피 선정되지도 않을 거,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4대 편의점 중 유일하게 '안' 착한 프랜차이즈는? 'GS25'


치킨 브랜드는 그나마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 혼자만 빠진 게 아니라 여럿이 함께 빠졌잖아요. CU·세븐일레븐·이마트24·GS25 등 4대 편의점 중에서는 'GS25'가 유일하게 착한 프랜차이즈 리스트에서 빠졌습니다.

GS25가 리스트에 없는 이유도 BBQ·BHC와 같습니다. 지난해 4월,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2015~2018년 납품업체들로부터 350억 원이 넘는 판매장려금을 받아 챙기는 등의 갑질로 공정위로부터 동종업계 최대인 53억9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기 때문입니다.

GS리테일도 당연히 상생을 위한 지원방안을 발표하는 등 나름 노력했던 기업인데요. 애당초 착한 기업의 조건에도 못 미친 거죠.

물론 착한 프랜차이즈에 모든 기업이 오르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앞에서 '상생'을 외치는데 애초에 조건 자체가 충족이 안 돼선 안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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