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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끌었는데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무산되나…EU, 불허 방침

SBS Biz 이광호
입력2022.01.12 06:01
수정2022.01.12 09:48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국내 가장 큰 조선사 3곳 중 2곳이 합쳐지는 거라 관심이 컸었는데, EU가 합병을 불허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EU는 왜 반대하는지, 영향은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광호 기자, 일단 EU가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요?
네, LNG선 때문입니다.

국내 조선사들이 전 세계 LNG선박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현재 실적이 좋은데, 이 때문에 독점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세계적인 독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합병은 세계 각국의 경쟁당국, 우리로 치면 공정위 같은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게 만장일치가 돼야 합병이 승인됩니다.

공급망 병목 문제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LNG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마당에 LNG선 독점 논란까지 나오면서 EU가 합병을 반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EU의 공식 발표는 다음 주쯤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럼 전 세계 LNG선 비중에서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나요?
네, 대형 LNG 운반선의 경우 우리나라가 지난해 수주한 비중이 전 세계 수주의 89%나 됩니다.



이 중 현대중공업 등 현대 계열 3사가 250만CGT(선박 건조 단위), 대우조선이 140만CGT 가량으로 전 세계 수주량의 절반을 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공정위에서도 LNG선 생산량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대로라면 공정위의 판단은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합병이 무산되면 어떻게 되나요?
가장 문제는 현대중공업이 이미 합병을 대비해 회사를 쪼개 놨다는 겁니다.


현대중공업지주 밑에 한국조선해양이 있고, 그 밑에 현대중공업 등 현대 3사가 있는데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이 들어올 계획이었죠.

그런데 이게 무산되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역할이 굉장히 모호해집니다.

지주사가 있는데 쓸데없이 또 중간 지주사가 있는 '옥상옥' 문제가 생기죠.

만약 합병이 무산된다면 중간지주사 등의 비효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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