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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도 아니고”…오스템임플란트 직원 1880억원 횡령

SBS Biz 이한나
입력2022.01.04 06:14
수정2022.01.04 07:32

[앵커]

직원 한 명이 1880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상장사인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발생했는데 횡령액으론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모씨는 현재 잠적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이한나 기자와 알아봅니다.

어떤 일이 벌어진 겁니까?

[기자]

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했습니다.

회사 자본금의 90%가 넘는 돈인데요.

상장사 역대 최대 규모 횡령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이 지난달 31일에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고요.

혐의를 받고 있는 재무담당 팀장급 이 모씨는 고소장 제출 전날부터 잠적한 상황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를 위해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를 정지했습니다.

코스닥시장 관련 규정상 직원이 기업 자기 자본의 5% 이상을 횡령하면 거래를 정지한 뒤 상장 적격성 심사를 받게 돼 있습니다.

[앵커]

작은 회사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기자]

일단 회사 측은 이 씨가 회사의 잔액 증명 시스템을 조작해 횡령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은행이 회사 자금 담당자에게 매달 잔액 증명서를 보내는데, 이 씨가 이 서류를 조작해서 회사 공금을 본인의 은행과 주식 계좌로 이체하고 실제 회사 계좌에는 돈이 있는 것처럼 속였다는 겁니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이 씨가 위조를 해서 결재를 올렸는데, 윗선에서는 '범죄 행위를 할 것이다'라는 걸 의심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코스닥 시가총액 22위의 회사에서 직원 한 명이 2년 치 영업이익에 달하는 거액을 횡령했는데도 두 달 넘게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시스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 씨의 과거 투자 행적도 드러나고 있는데, 경찰 수사는 얼마나 진행됐나요?

[기자]

경찰은 이 씨가 국내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출국 금지 조치를 한 상태입니다.

또 이 씨 단독 범행으로 보고있지만, 공범이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 씨는 이렇게 빼돌린 회삿돈으로 주식시장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10월에 개인 투자자가 반도체 회사인 '동진쎄미켐' 주식 1430억 원어치를 샀다가 1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보고 되판 적이 있는데요.

이 투자자와 이 씨의 생년월일이 일치해 같은 사람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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