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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가 ‘AI반도체’에 관심 갖는 이유는?

SBS Biz 정인아
입력2022.01.03 13:19
수정2022.01.03 14:35



SK텔레콤이 현지시간으로 모레(5일)부터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서 AI반도체 '사피온'을 공개합니다.

사피온은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SK텔레콤이 기술을 직접 개발했습니다.

SK텔레콤은 사피온이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전력 사용량이 80%에 불과하지만, 딥러닝 연산 속도는 1.5배 빠르다고 강조했습니다. 가격은 다른 AI반도체의 절반 수준입니다.

SK텔레콤은 사피온을 계기로 반도체 설계(팹리스) 분야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내일(4일) SK텔레콤 내 사피온 사업 조직을 신설법인 '사피온코리아'로 분할합니다. 사피온코리아는 SK텔레콤 계열사로 편입됩니다.

현재 퀄컴, AMD 등이 팹리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아직 AI반도체 분야를 선점한 기업은 없습니다.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AI반도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도 여기에 뛰어든 모습입니다.

SK텔레콤은 "AI전문 반도체인 ‘사피온’부터 AI 자동 모델링 툴인 ‘메타러너’, AI 연산 데이터 저장 및 관리시스템 ‘라이트닝 DB’와 ‘메타비전’, 아울러 AI서비스인 ‘AI 카메라’ 등 AI 전과정을 연구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SKT '사피온' 계열사 분리…KT, 내년 중 '자체 AI칩' 출시 

KT도 AI반도체 사업에 발을 들였습니다. 우선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그래픽처리장치부터 AI칩셋까지 AI인프라를 통합 제공하는 '풀스택' 서비스 사업자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김주성 KT클라우드사업당당 상무는 지난달 28일 온라인 디지코 스터디에서 "2023년까지 자체 AI칩을 개발하고, 2024년에는 해외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해 엔비디아와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입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초 KT는 AI솔루션 전문기업 모레와 함께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을 출시했습니다. HAC는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GPU를 구축해 기업이 GPU를 빌려쓰도록 하는 사업입니다. 

KT는 HAC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AI칩 자체 개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정부가 진행하는 AI 칩 개발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신사들이 연이어 AI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금융,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 AI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섭니다. 자체 AI반도체 기술 표준모델을 만들어 여러 서비스에 응용·적용하려는 전략입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AI반도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이 모두 필요한 분야"라면서 "SK텔레콤의 경우 반도체 제조업체인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6G·AI'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삼성전자

한편, 삼성전자는 6G를 비롯한 차세대 통신과 AI 기술에 과감한 투자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신사업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1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출소 후 첫 출장으로 미국을 방문해 세계 1위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 경영진을 만났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기업 대표 간담회에서도 통신 사업을 언급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라면서 "6G도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메모리 기반 AI반도체는 아직 본격적으로 상업화한 기업이 없는 상태"라면서 "국내 기업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삼성은 계열사 간 협력을 통해 통신-반도체 기술을 결합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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