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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강타했던 MZ세대 '조각투자'…올해도 계속?

SBS Biz 이광호
입력2021.12.31 14:53
수정2022.01.01 08:00


지난해 자본시장업계에서 많이 불린 키워드 몇 가지를 꼽아 보겠습니다. ESG, 메타버스, 상장, 그리고 MZ세대 정도가 생각나네요. 이 중 MZ세대는 여러 키워드 중 유일한 '투자자'입니다. 그만큼 투자 주체 중에선 MZ세대, 좀 더 옛날 용어로는 2030세대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MZ세대는 새로운 투자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투자 하면 생각나는 주식과 부동산 말고 전혀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신발(슈테크)과 음악(뮤직테크), 미술(아트테크), 심지어 한우까지 투자 대상이었습니다. 

특히 가장 부담이 적은 슈테크는 일상 속으로까지 들어온 느낌입니다. 대학생부터 젊은 사회초년생까지, 한정판 신발을 보유하기 위해 추첨에 나서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슈테크 업체인 네이버 손자회사 크림은 올해 거래액을 50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이 밖에도 올해 국내 미술품 공동구매 시장 규모는 501억원으로 추산되고, 연령대별로는 30대가 37.5%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조각투자 찾는 MZ…"기성세대 점령 피해"


이 투자들 상당수는 '조각 투자'로 이뤄집니다. 미술품이나 음악 저작권을 공동구매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지분에 맞게 나눠 갖습니다. 사실 원리 자체는 회사를 쪼개 갖는 주식과 비슷한 셈입니다. 

MZ세대가 이렇게 새로운 투자를 찾아다니는 이유로, 기성세대는 '기성세대의 점령'을 꼽았습니다. 

지난달 14일, 김형년 두나무 수석부사장은 "MZ세대는 부동산 등 기존 세대가 이미 점령하지 않은 자산을 찾아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MZ세대 본인의 생각은 어땠을까요. 김주영(성균관대, 27세)씨는 "젊은 세대가 공유하는 생각이 있다"면서, 근로소득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김주영 씨는 "사회가 너무 빨리 변하다 보니 내가 언제까지 내 특기를 살려서 일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면서 "그만큼 다른 소득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로는 "실생활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니 시간 들여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습니다. 

가상자산 역시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니 운에 맡긴다는 느낌"이라며 "조각투자와는 성격이 좀 다르다"고 덧붙였습니다. 

부동산은 '거주용'…"너무 올라서"
부동산에 대한 생각도 비슷했습니다. 

김 씨는 "거주 목적이 아닌 이상 안 살 것 같다"면서 "이미 기차가 떠났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고, 자산이 너무 많이 묶이는 것도 싫다"고 말했습니다. 

30대 증권사 직원 A씨는 좀 더 적극적이었습니다. A씨는 "자산의 상당수가 묶이게 되더라도 거주용 부동산을 구입할 것"이라면서 "부동산으로 투자를 할 생각은 없어도, 최근 몇 년간 집 한 채가 없으면 큰일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현실적인 자금 부족이든 투자 의향의 문제든, 만나본 MZ세대 대부분에게서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쉽게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조각 투자가 가능한 플랫폼도 많이 생겼고 투자자들 관심도 높기 때문에 대상 자산은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소액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시장이 불안할수록 조각 투자를 찾는 경우도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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