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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랩] "스타트업은 속도가 생명이에요" [이정윤 빌리지베이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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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1.12.30 10:11
수정2022.02.18 13:21



"정서적으로 행복한 아이들이 많아지길"
임신·출산·육아 전문 플랫폼 빌리지베이비





Q. 빌리지베이비는 어떤 회사인가요?

안녕하세요. 빌리지베이비 대표 이정윤입니다. 저희 빌리지베이비는 '베이비빌리'와 '월간임신'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데요. 베이비빌리는 0~2세 부모에게 육아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기반 플랫폼이고, 월간임신은 임신 정보와 함께 시기별로 필요한 제품을 보내드리는 구독 서비스입니다.

현재 베이비빌리의 사용자는 약 15만명입니다. 저희가 처음에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때 목표 시장 점유율을 30%로 잡았는데, 1년 만에 60%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임신 및 출산을 하시는 분들이 베이비빌리를 모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Q. 빌리지베이비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대학교를 졸업한 뒤 모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기업의 인수 타당성 분석이 주 업무였는데요. 예를 들어 어떤 회사를 M&A 할 만한지, 이 시장이 계속 성장할지 등에 대해 컨설팅을 해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까 시작은 인터넷 커뮤니티였지만 전국적인 체인이 돼서 몇천억 원짜리 딜이 되는 사례를 여럿 접하게 됐습니다. 그런 걸 보니 너무 재밌었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나만의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고, 그것을 구체화한 게 빌리지베이비였습니다.



Q. 임신, 출산, 육아로 사업 아이템을 선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컨설팅 회사에는 산업 조사에 능한 선배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분들도 임신, 출산, 육아 관련 제품은 광고인지 아닌지 걱정하며 제품 추천을 받고 구매를 해야 되는 실정이더라고요. 그만큼 이 시장이 낙후됐었다는 거죠. 그래서 IT 기반으로 서비스를 출시하면 다른 분야보다 더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Q. 베이비빌리만의 차별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베이비빌리는 모바일이 익숙한 MZ세대의 특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깔끔한 UI와 UX로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MZ세대는 정보 수집력이 뛰어나고 검증 역량이 있는 고객이기 때문에 마더세이프, 한국 임산부 약물정보 센터 등 산부인과 의사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즉 빌리지베이비는 트렌디함을, 의사분들은 전문성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죠.



Q. 월간임신의 제품은 어떻게 구성되는 건가요?

제가 MD 역할을 했습니다. 공급사를 일일이 만나 임신 출산 시장에서 포지셔닝을 도와드리겠다는 설득을 2~3년 간했거든요. 그 덕분에 월간임신 1달 구독료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박스 안에 채워 넣을 수 있었고, 그게 모객의 핵심이었습니다. 제품력이 없는 상태에서 제품을 내면 고객이 구독을 할 리가 없으니까요. 미리 소싱을 잘 해둔 덕에 마케팅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판매량이 증가했던 것 같습니다.



Q. 초기 창업 비용은 얼마를 사용하셨나요?

첫 자금은 1000만원이었고요. 그러다가 조금 부족해서 2000만원을 더 채워 넣어 3000만원으로 시작했습니다. 최정예 5명으로 인원을 꾸려 2년 동안 일을 했는데, 그 5명의 인건비를 얻기 위해 초기에는 정부 지원 사업을 여럿 수주했습니다. 예비 창업 패키지, 초기 창업 패키지... 그런 것들을 매년 한 두 개씩은 진행했죠.

2018년 10월에 법인을 설립하고 첫 투자를 받은 건 2020년 10월이었습니다. 사실 조금 늦은 편이었는데요. PMF(Product Market Fit)이라고 마켓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찾고 투자 받고 싶은 마음이 큰 탓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법인을 조금 일찍 설립했던 것 같습니다. 사업을 하니까 당연스럽게 창업, 법인 설립 단계를 진행했는데 알고 보니까 회사는 어릴수록 이득이 많더라고요.



Q. 후배 창업가를 위한 투자 피칭 팁이 있을까요?

투자사에서는 수치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시잖아요. 시장 사이즈는 몇조로 보는지, 그중에서 목표 시장 점유율은 어느 정도인지, 언제쯤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3개월 뒤에는 어떤 모습일지 등 수치와 관련된 걸 물어보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많이 준비하면 충분히 어필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Q. 후배 창업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시장은 Q(판매량)와 P(가격)으로 구성되는 거잖아요. 개중에는 P와 Q가 함께 크는 시장이 있거든요. 그걸 꼭 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플레이어를 분석해 경쟁 업체를 충분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가 지금 하려는 서비스에 경쟁자는 반드시 나타나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건 속도입니다. 고객이 어떤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는지 파악해서 그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센스는 빌리지베이비의 가장 큰 장점이고, 실제로 저희 회사가 엄청나게 성장했던 포인트도 그런 시의적절한 아이템을 만들어냈을 때였거든요.

물론 이런 걸 어려워하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건 스타트업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월간임신을 올해 1000개 팔았으니 내년에도 1000개를 판매해서 생활비를 메꿔야겠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는 스타트업이 아니게 되는 거거든요. 더 빨리, 어떻게 10만개를 판매할까라는 고민을 지속하는 게 진정한 스타트업인 것 같습니다.



Q. 빌리지베이비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빌리지베이비의 서비스가 잘 되기 시작하니까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할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팀원들과 다 같이 합의 봤던 건 베이비빌리가 있기 전과 후의 아이들은 출발 선상이 다르게 만들자는 거였습니다.

베이비빌리에는 아빠가 아기에게 태담 동화를 읽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어떤 아빠가 아기에게 태담을 하는데 가정에 소홀하고, 소통에 인색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지금보다 정서적으로 행복한 아이들이 많아질 테고, 앞으로도 이러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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