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랩] "엄카로 서버비 내던게 엊그제 같아요" [박현호 크몽 대표 인터뷰]
SBS Biz
입력2021.12.23 16:20
수정2022.02.18 13:21

"초심으로 돌아가 재밌는 걸 만들어 보자"
지리산서 태동한 프리랜서 마켓 크몽

Q. 크몽은 어떤 서비스를 보유한 회사인가요?
안녕하세요 프리랜서 마켓 '크몽'의 박현호 대표입니다. 저희 크몽은 △프라임 △엔터프라이즈 △머니+의 세 가지 서비스를 운영 중에 있습니다.
일단 프라임은 프리랜서 마켓입니다. 작은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은 필요한 영역의 직원을 전부 채용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디자이너, 개발자, 편집자 등 자신이 필요한 영역의 전문가와 함께 협업해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엔터프라이즈는 기업 외주와 아웃소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중대형 프로젝트와 상주 및 파견 등을 진행하는데, 최근에는 관공서나 대기업에서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시작한 머니+는 전자책 서비스입니다. 개인이 자신의 팁이나 노하우를 전자책으로 만들어 거래하는 마켓입니다.
크몽은 오픈 플랫폼이고 회사가 서비스 가격에 대해서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장 가치에 따라 가격이 형성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에 프로페셔널한 프리랜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을 받으며 일하고 있고요. 아마추어는 더 낮은 가격대로 일하지만 리뷰를 쌓고,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가격을 높이는 과정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Q. 크몽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이전 사업을 크게 실패한 후 지리산에 있는 어머니 댁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혼자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죠. 그 과정에서 개발자 초심으로 돌아가 재밌는 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재능 기부 홈페이지를 만들어 각자의 서비스를 재미로 올리고, 재미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게 점점 비즈니스 마켓, 프리랜서 마켓으로 성장하면서 지금의 크몽이 됐습니다.
Q. 크몽을 만든 이후 어떻게 알리셨나요?
정말 발로 뛰었습니다. 일단은 인플루언서들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굉장히 많이 보냈어요. 내가 이런 걸 만들었는데 한 번 구경해달라, 조언을 부탁한다, 아이디어를 공유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주변에서는 이런 홍보 방법을 많이 걱정했습니다. 메시지를 보낸 대상이 주로 IT업계에 있는 사람들이니까 아이디어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거였죠. 그래도 저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빨리 크몽을 알려 서비스를 선점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발품을 팔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서비스 가격을 5000원으로 제한했었습니다. 그러다 거래 금액을 풀고 나니 비즈니스 마켓 형태가 되면서 더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또 2016년부터는 크몽의 아이덴티티를 비즈니스 거래 마켓으로 확실히 정했고, 그때부터 'N잡 마켓'이라는 역할도 하게 됐습니다.
Q. 직장으로서 크몽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크몽의 신조는 '행복하게 일하자'입니다. 일단 저희는 일의 동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고요. 환경을 잘 만들어주면 더 많은 일들을 주도적이고 높은 성과를 내면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취감을 얻고 싶으면서 자유롭고 주도적으로 일하고자 하는 분들은 크몽과 잘 맞을 것 같습니다. 현재 많은 영역에서 좋은 분들을 모시고 있으니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밑바닥에 있었던 순간이 가장 즐거웠다"
잇따른 실패에도 480억원 투자 유치 가능했던 이유
Q. 박현호 대표의 인생 그래프를 그려본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저의 인생은 롤러코스터와 비슷할 것 같습니다. 21살에는 대학교 주변에 PC방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이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사업을 했어요. 당시 반응이 좋아서 '나는 이제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이 되겠구나;라는 생각까지 했었죠.
그렇지만 첫 창업의 끝이 좋지 않았고 그 이후에도 파일 다운로드 서비스, 맛집 리뷰 사이트, 중고 거래 플랫폼, 게임 아이템 거래 등 안 해본 일이 없는데 다 생각만큼 잘되지 않아서 많은 빚을 지게 됐습니다. 부모님 용돈도 못 드리고, 친구들은 좋은 직장에서 잘 지내고 있는데 나만 빈털터리이니... 그게 조금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가장 밑바닥에 있었던 순간이 가장 즐거웠어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고, 혼자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게 정말 재밌더라고요. 물론 지금은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지만요.
Q. 창업을 하면서 투자를 받고 싶은데, 크몽만의 비결이 있나요?
크몽은 2021년 초 321억원을 투자 받았고, 총 누적투자금액은 480억원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투자 유치를 포기했었거든요. 창업 당시에 지방에 있기도 했고, 그곳에서 투자를 받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2016년 서울에 올라온 뒤 크몽에 투자하겠다는 투자자들을 만났는데, 제가 거절했어요. 왜냐하면 아직 우리는 준비가 안됐고 서비스를 더 다듬은 다음에 투자를 받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투자자가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
눈에 보이는 게 있는 것과 없는 건 0과 1의 차이만큼 크다고 생각합니다. 상상만으로 만든 사업계획서로 투자를 받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거든요. 그래서 만들 수 있는 건 만들어가면서 조금씩 투자처를 알아보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Q. 크몽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크몽은 프리랜서 시장을 키운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프리랜서가 돈을 벌고, 기업도 더 원활하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윈윈' 형태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거래량을 폭발적으로 늘려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크몽은 지금도 매년 안정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는 있지만, 지금보다 더 빠르게 커지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큰 고민입니다.
Q.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제가 예전에 창업을 할 때는 환경도 안 좋았고, 실패할 경우 떠안아야 할 리스크도 컸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많은 부분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창업하기 좋은 시대는 없는 것 같아요. 또 창업을 한 뒤 1년 동안 하는 일 속에서는 다른 회사에서의 3~4년보다 큰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게 수천배, 수만배의 성장이 될 것이기 때문에 열정만 갖고 계시다면 안 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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