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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CPTPP 가입 사회적 논의 시작…‘농민 반발·일본 견제’ 넘을까

SBS Biz 김날해
입력2021.12.14 14:54
수정2021.12.14 17:17

■ 경제현장 오늘 '이슈체크' -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정부가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이라는 CPTPP가입을 공식화했습니다. CPTPP는 일본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참여하는 초대형 자유무역협정인데요. 수년째 검토만 하다가 이제야 여론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혔죠. 개방형 통상국가를 지향한다는 국가치고는 더딘 걸음이고 진심이 담겨있는지 의문도 듭니다. CPTPP 가입 문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나오셨습니다.

[앵커]

CPTPP.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좀 어려운 말인데 이게 어떤 FTA인가요?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뭐 FTA가 지난 20여 년 동안 상당히 빠르게 확산이 됐는데 CPTPP는 아주 대표적인 메가 FTA라고 해서 참여하는 국가가 지금 11개국이 이미 포함국으로 발효를 한 상태거든요. 그래서 참여국이 많다는 게 첫 번째 특징이고 그리고 자유화 수준이 기존의 FTA에 비해서 상당히 높습니다. 그래서 공산품은 물론이고 농산품도 그렇고 다루는 의제가 디지털 트레이드 관련된 것도 있고 환경 관련된 것도 있고 해서 기존에 다뤘던 것들보다는 상당히 폭이 넓고 깊은 이런 FTA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11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고 자유무역 수준도 높고 분야도 넓고 굉장히 중요한 자유무역협정인데 이게 중국이 주도하는 RCEP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이거와 RCEP은 어떻게 또 다른가요?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RCEP는 중국이 참여해 있고 거기는 15개 국가입니다. 그래서 아세안 10개국하고 그리고 한·중·일 3개국 그리고 호주 뉴질랜드. 이렇게 15개인데 애당초에 RCEP는 인도가 들어가 있었었는데 최종 서명 단계에서 빠져서 사실 기대만큼. 원래 인도까지 들어갔으면 뭐 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더 큰 효과가 있었을 텐데 거기까지는 못 미쳤어요. 근데 RCEP 같은 경우에도 대표적인 메가 FTA입니다. 그리고 내년 2월 정도부터 발효되는 협정인데 CPTPP에 비해서는 참여하는 국가도 많고 거기서 교역을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 세계 교역의 33% 정도 되거든요. 1/3 정도 되는데 커버하는 국은 많긴 한데 자유화 정도는 좀 아무래도 CPTPP보다 떨어집니다. 전체적으로 자유화율을 계산해보면 CPTPP가 한 95% 수준인데 RCEP는 85% 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자유화 강도, 그리고 다루는 의제 이런 건 CPTPP가 훨씬 더 높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CPTPP는 지금 어느 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거죠?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지금 일본이 의장국으로 되어 있는데 뭐 당초에는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해서 일본하고  TPP라고 하는 걸 사실 체결했는데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탈퇴를 했죠. 탈퇴해서 유야무야될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거기 일본이 주도권을 잡고 나머지 국가로 성사시켜서 2018년부터 지금 발효된 상태입니다.

[앵커]

자 이 CPTPP. 2018년부터 발효됐는데 우리나라 그동안 검토한다 안 한다 많은 얘기가 있었잖아요. 어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여론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진행한다 이런 표현을 썼던데 이건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인가요?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우리가 새로운 자유무역협정, 무역협정을 맺을 때는 절차가 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공청회를 해야 하고요.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의견을 취합하는 모양새. 알릴 건 알리고 이런 과정을 거치고 또 국회에다가도 보고를 해야 합니다. 그런 절차를 마친 다음에 이제 우리 가입하겠다는 신청서를 CPTPP에다가 내는 거죠.

[앵커]

그러면 그런 절차, 필요한 절차를 이제 시작한다고 하니까 시작하면 또 반발하는 사람도 많을 텐데 정식 신청도 아니고 사회적 논의를 이제 신청한다. 이게 정말 가입하려는 의지가 좀 있습니까?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가입할 의지는 저는 개인적으로 있다고 보는 데 문제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해관계자 집단 중에, 특히 농업 부분 개방도가 다른 기존에 체결했던 FTA보다 좀 높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반발이 많이 나올 것 같거든요. 그래서 그 문제를 조율하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고 그런 과정을 거쳐서 지금 정부 계획대로라면 신청 시점이 내년 4월 정도 생각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앵커]

2022년 4월 정도요?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네. 신청해서 그쪽 기존 회원국들하고 일본을 포함해서 기존 회원국들하고 협상을 좀 해야 되는 과정이 남아있는데 아시다시피 우리 대선이 3월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정권이 바뀌면 또 새로운 정권에서 이걸 어떻게 생각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지금 단계에서는 정부가 이거를 상당히 초창기에 거기에 참여를 못 하고 있다가 늦게 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죠. 한미FTA도 있었고 다른 RCEP도 진행되고 있었고 그래서 선택적으로 CPTPP를 늦췄던 건데 최근에 와서 코로나 사태 터지고 나서 소위 글로벌 공급망이라고 하는 게 많이 좀 붕괴하고 여러 가지 공급 병목현상, 그리고 차질이 생기면서 뭔가 특정 국에 대해서 너무 과도하게 우리가 수입에 의존한다든가. 대표적으로 중국이죠. 지난번 요소수 사태 같은 거 터졌을 때도 그랬는데.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 더 방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수입성도 다변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데 CPTPP 같은 게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차원에서 심각하게 이번에는 가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을 해주셨는데 공급망 다변화 차원, 공급망 안전차원에서도 가입이 필요하다. 경제 전반에 우리가 CPTPP에 가입한다면 어떤 혜택이 어느 정도 있을까요?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첫 번째는 일단 자유무역협정이기 때문에 회원국들 간의 교역은 당연히 늘 겁니다. 느는데 지금 우리가 기대하는 건 11개국 중에 우리하고 양자 간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는 일본하고 멕시코 두 나라거든요. 그래서 그 두 나라하고는 양자 간은 아니고 RCEP에 일본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간접적으로 일본하고는 약간의 FTA를 체결하고 있는 상태거든요. 근데 멕시코는 논의는 많이 했지만 진전이 된 게 없었고. 근데 나머지 국가 중에도 호주나 이런 나라들하고의 교역 확대 가능성이 분명히 있고. 또 교역이 늘어나는 것뿐만이 아니라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공급망 재편을 하는 데에 있어서 상당히 플랜B 같은 게 쉽게 마련될 수 있는 측면도 있는 거죠. 그래서 그거 이외에도 우리가 글로벌 생산을 여태까지 해왔는데 RCEP도 그랬지만 CPTPP에서 특히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특혜관세를 우리가 받으려면 그 지역에서 만들어져야 되는데 이게 11개국, 어디에서 만들어지더라도 그걸 합산해서 우리가 부가가치가 해당 지역에서 창출되는 거로 누적적으로 카운트를 해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떻게 보면 거기에 들어가는 것하고 못 들어가는 것은 특혜관세를 받을 수 있는 찬스가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부분도 어떻게 보면 중요한 이점이 되고. 또 이제 우리가 해외 직접투자, 외국인 직접투자 같은 것들을 파는 것도 그렇고 받는 것도 그렇고. 이게 지금 대만 같은 경우가 신청해놓은 상태인데. 중국도 그렇지만. TSMC라고 대만에 아주 뭐 반도체 회사가 파운더리 쪽에 삼성보다 더 어떻게 보면 시장 점유율이 높은 회사인데 그런 회사가 일본하고 예를 들면 공급망을 연계시켜서 하게 되면 우리로서는 여러 타격이 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고려하면 거기서 소외되는 것이 불리한 측면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가입 결정을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제 피해 예상되는 분야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분야에 대해서는 좀 더 협상과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긴 하고요.

[앵커]

지금 말씀하신 피해 예상 분야라는 게 농업 분야잖아요.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대표적으로 농업이 그렇죠.

[앵커]

그런 부분은 농업인들의 반발이 굉장히 심할 텐데 어떻게 돌파해야 하나요? 개방 수위를 낮춰야 하나요? 어떻게 할 수 있나요?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그러니까 이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CPTPP가 우리가 기존에 체결했던 FTA보다 전반적으로 자유화 정도가 높고 농업도 상당히 높아지는데 우리가 무슨 농어촌 상생 기금이나 아니면 공용 직불제 같은 걸 확대해서 농가의 소득을 보존해주는. 그러니까 시장의 어떤 가격을 왜곡시키는 이런 보조금이 아니라 소득 보존 같은 건 되기 때문에 농가에 실질적으로 생활하는 데에 어려움을 덜어주는 보조는 확대할 필요는 있고요. 농업 부분이 근데 개방을 할 때 항상 문제 됐던 부분이거든요. 우리나라가. 여태까지 FTA 많이 체결하면서 항상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분야가 농업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신경 써야 되긴 하지만 우리가 지금 20년 넘게 WTO 출범한 이후에 농업 부분에 대해서 지원도 해왔고 뭔가 경쟁력을 찾을 수 있는 분야를 지원해왔기 때문에 그런 걸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국내에서는 농업 부분의 반발이 있을 텐데 국외로 보면 가입국 중에 아까 일본이 의장국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 한일관계가 참 껄끄러운데 혹시 이런 부분에서 가입신청을 할 때 문제 되진 않을까요?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문제가 좀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지금 뭐 벌써 언론에도 났던데 일본 미스노 관방장관이라는 사람이 한국이 CPTPP 가입을 추진하겠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한국이 기준을 충족을 확실히 하는지 판별할 필요가 있다고 약간 견제성 발언을 했거든요.

[앵커]

우리가 기준을 잘 지키는지 판별해야 한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네. 그래서 이제 당장 일본이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서 수산물 수입금지를 하고 있는데 그쪽 지역에서 나오는걸. 그거를 풀어달라 이런 요구 등등이 좀 들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건 지금 국면에서는 사실 우리 정부가 수용하기가 어렵죠. 뭐 반일감정 같은 게 있을 수 있고 또 국민의 건강하고 직결된 문제인데 이런 거 가지고 자꾸 요구하면.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다음 정권으로 미룰 것 같기도 하고. 뭐 가입 시점이 4월 정도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때 가서. 물론 일본이 가입 신청서 내고 나서 뭔가 요구할 수도 있는데 일본이 그렇게 협조적으로 나오진 않습니다.

[앵커]

또 일본의 벽을 넘어야 하는 또 다른 과제가 있는데 지금 CPTPP 우리 말고. 우리는 뭐 사회적 논의를 인지한다고 하는데 중국 대만도 신청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네. 영국도 했습니다.

[앵커]

영국도 했고. 그러면 이런 나라들 먼저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 건가요?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먼저 신청했으니까 협의가 이뤄지는데 이제 사실은 대만 같은 경우는 기존 회원국들이, 11개 회원국이 뭐 크게 반대할 것 같진 않고요. 영국도 그렇고. 근데 중국은 문제가 다릅니다. 중국은 지금 CPTPP 회원국 중에 멕시코하고 캐나다가 들어가 있는데 그 두 나라는 미국하고 USMCA라고 하는 NAFTA 버전 2죠. 북미자유무역협정을 트럼프 때 업그레이드를 했는데 그 내용이 되게 강하거든요. 근데 거기에서 어떤 규정을 넣어놓은 게 있냐면 그 3개국 중에 누구라도 비시장 경제권하고 FTA 같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때는 다른 회원국들이 USMCA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남은 회원국하고만 할 수 있다고 되어있기 때문에 사실상 캐나다나 멕시코가 중국 가입 승인을 해주면 미국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거든요. 그래서 그건 조금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근데 이게 중국이 그런데도. 다 아는데 신청한 이유는 자기가 어떤 다자주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는 걸 정치적으로 보여주려고 하는 측면이 상당히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미국 말씀을 하셨으니까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CPTPP에서 빠졌다고 하는데 미국은 무슨 아시아태평양의 별도의 경제 프레임 워크가 필요하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데 CPTPP 생각이 있습니까? 아니면 별도의 조치를 생각할까요?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12월 초에 민주주의 정상회의라고 하는 걸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해서 100여 개국 넘게 회의를 했었는데 그 직후에 미국의 상무부 장관이 여자분인데 러먼드인가 하는 분인데 그분이 그런 얘기를, 지금 말씀하신 얘기를 했거든요. 아시아권, 그러니까 인도 태평양. 아시아권인데 사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아시아권에서 강한 경제 협의체를 만들겠다. 내년에. 주된 목적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을 조율하고 인공지능 같은 분야. 차세대 첨단 기술이라고 하는 데의 표준을 만들어나가는 작업을 중국을 배제하고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표명해놓은 상태죠.

[앵커]

그러니까 생각보다 미국의 생각이 있으니까 미국의 가입 문제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고 다른 각도로 저희가 주목을 기울여야 할 것 같네요. 네. 지금까지 CPTPP 우리나라의 가입 검토 상황,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로부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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