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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0년만에 최악 인플레…11월 소비자물가 6.8% 급등

SBS Biz 김성훈
입력2021.12.11 08:42
수정2021.12.11 20:25



미국이 40여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했습니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전환 속도도 빨라질 전망입니다.

미 노동부는 현지시간으로 10일,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8% 급등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982년 6월 이후 최대폭 상승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6.7%를 상회했습니다. 

11월 CPI는 전월인 10월과 비교해도 0.8% 올라 역시 시장 전망치인 0.7%를 웃돌았습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9%, 전월보다 0.5%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역시 1981년 중반 이후 3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 에너지는 33.3% 급등했고, 이 중 휘발유는 58.1% 폭등했습니다.

올해 봄부터 물가 상승의 최대 원인이었던 중고차는 11월에도 31.4% 상승했고, 식음료는 6.1%, 주거비는 3.8% 각각 올랐습니다.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3분의 1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미 주택시장 위기였던 200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고, 식음료 또한 2008년 12월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미국의 심각한 인플레이션은 글로벌 공급망 교란, 소비자 수요 급증, 치솟는 주택 임차료와 원자재 가격 등이 맞물린 '퍼펙트 스톰'으로 분석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갑이 두둑해진 대신 여행, 레저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진 미국의 소비자들이 상품 구입에 주로 지갑을 열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델타 변이의 유행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회복이 더뎌지고, 물류 대란까지 벌어지면서 물가 급등이 빚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달 CPI 수치는 신종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 겨울철 바이러스의 확산 정도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날 발표에 연준을 향한 통화정책 정상화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연준은 내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높이고, 내년 조기 금리인상의 문을 열어놓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월가는 구체적으로 월 자산매입 축소액을 현 150억 달러에서 내년부터 300억 달러로 증액해 3월까지 테이퍼링 절차를 모두 마친 뒤 이르면 봄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데이터 수집 이후 몇 주간을 보면 비록 우리가 원하는 것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가격과 비용 상승은 둔화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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