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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에 헝다 리스크까지…中 지준율 0.5%P 전격 인하 [류정훈 기자의 뉴스픽]

SBS Biz 류정훈
입력2021.12.07 06:26
수정2021.12.07 07:48


기자가 콕 짚어 전하는 뉴스, 뉴스픽입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어제(6일) 은행 지급준비율을 전격 인하했습니다. 경기 둔화 속에 헝다 사태까지 터지자 유동성 공급을 통한 긴급 부양에 나선 건데요. 류정훈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서둘러 내렸어요?
네, 중국 인민은행은 8.9%였던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려 8.4%로 인하했습니다.

지급준비율이란 은행이 받은 고객 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인데 낮을수록 더 많은 돈을 대출해 줄 수 있어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경기부양책으로 쓰입니다.

인민은행은 이를 통해 1조2천억 위안, 우리 돈 약 223조 원의 장기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예고된 조치였죠?


네, 최근의 중국 경제 흐름을 보면 인민은행의 지준율 조정은 예상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올 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추이를 살펴보면, 1분기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18% 넘게 상승하면서 깜짝 성장세를 나타냈는데요.

바로 이어진 2분기에 반토막, 3분기에는 4.9%까지 추락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앞서 리커창 총리는 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을 시사했는데요.



지난 3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IMF 총재와의 영상회의에서 "중국은 안정적이고 건전한 경제 운영을 보장하고 실물경제, 특히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인민은행의 이번 지준율 인하 발표 시점에 눈길이 가는데요.

통상적으로 지준율 인하는 금요일 저녁 금융시장이 마감한 후 발표되는데, 이례적으로 월요일 저녁에 발표된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긴박하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례적인 발표 시점의 배경은 헝다 때문인가요?
네, 헝다그룹의 디폴트 가능성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주 금요일, 헝다그룹이 공시를 통해 보증으로 생긴 2억6천만 달러의 채무 상환이 어렵다고 공시하면서 사실상 포기를 선언했죠.

이날까지 8천249만 달러의 채권이자도 갚았어야 했는데요.

중국 금융당국은 "개별 기업의 일"이라며 경제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대로 헝다그룹이 파산한다면 수천 여 개의 협력업체 줄도산에 1조9700억 위안의 부채가 부실화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기에 서둘러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아직 공식화된 건 아니죠?
어제까지 지급해야 했던 이자에 대해 아직 지급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는데요.

헝다는 쉬자인 회장을 필두로 하는 리스크해소위원회를 출범 시켜 채권자별로 대출 만기를 연기하거나 상환 원리금을 삭감하는 등의 부채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이 헝다의 건설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대규모 줄도산을 피하도록 정부 차원에서 개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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