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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채무상환 어렵다” 기습 공시…당국, 실무단 파견 [류정훈 기자의 뉴스픽]

SBS Biz 류정훈
입력2021.12.06 06:05
수정2021.12.07 09:04


기자가 콕 짚어 전하는 뉴스, 뉴스픽입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파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채무 상환이 어렵다고 직접 공시하면서 디폴트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중국 당국은 시장 혼란을 차단하기 위해 급급한 모습입니다. 이 소식은 류정훈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결국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선언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요?
네, 헝다그룹이 공시를 통해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공식화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밤인데요.



헝다는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에서 2억6천만 달러, 우리 돈 약 3천75억 원의 채무를 상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채무 이행에 실패할 경우, 채권자는 채무 상환 요구를 가속화 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주목할 만한 내용은 이 부분인데요.

"그룹의 유동성 상태를 비춰볼 때, 채무보증 의무를 계속 수행할 충분한 자금을 보유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언급하면서 상환이 어렵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니까 헝다가 누군가의 빚보증을 섰는데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했고 대신 빚을 갚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힌 건데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헝다가 보증해 홍콩의 쥐샹이 발행한 달러채권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것 말고도 다른 채권 만기도 돌아오지 않나요?
오늘로 30일간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11월 6일 만기인 달러화 채권 이자 2건, 총 8천250만 달러가 있고요.

이달 28일에도 달러화 채권 이자 총 2억5천520만 달러 만기가 도래합니다.

내년에도 달러화 채권과 위안화 채권을 합쳐 74억 달러가량을 갚아야 하는 상황인데요.

헝다의 디폴트가 공식 선언되면, 나머지 채권자들도 조기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대규모 연쇄 디폴트 사태에 부채도 부실화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졌죠?
네, 헝다가 공시를 올린 뒤 광둥성 정부는 쉬자인 헝다 회장을 웨탄, 그러니까 예약 면담 형식으로 불러들였습니다.

또 성명을 통해 "헝다그룹의 요청에 응해 실무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헝다그룹의 디폴트 위험을 파악하고, 위기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방 정부가 직접 상황 통제에 나섰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모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감독관리위원회 등은 "헝다가 스스로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맹목적인 확장을 추구하다 사태를 빚었다"며, 중국 경제의 시스템적인 문제가 아닌 '개별 사태'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반응이 오히려 중국 당국의 불안감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 경제 전반에 걸쳐 부동산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헝다그룹이 실제 디폴트를 선언하게 되면 그 파장은 매우 심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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