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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 야도 찬성인데 홍남기만 마이웨이…“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반대” 왜?

SBS Biz 윤선영
입력2021.12.02 17:54
수정2021.12.02 18:36

[앵커]

다주택자 양도세 부담을 덜어주는 걸 놓고 여당과 야당이 한 목소리로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홍남기 경제부총리만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외길을 걷고 있는데요.

여당과 정부의 갈등이 여야와 정부 간 대립으로 커질 가능성이 보이자 결국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합니다.

윤선영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모처럼 여야가 입을 맞추고 있는데 가로막고 선 정부의 구체적인 입장은 뭡니까?

[기자]

우선 홍 부총리는 오늘(2일) 아침에 경제중대본 회의에서 단호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홍남기 / 경제부총리 :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 조치가 정부 내 논의된 바 전혀 없고 추진계획도 없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립니다.]

이에 앞서 여당 의원들은 잇따라 "양도세 부담이 너무 커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안 나온다"며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아예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50%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여야가 한 목소리 내는데 홍 부총리가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표면적으론 안정돼가는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홍 부총리는 "지난 9월부터 집값 상승폭이 둔화돼 시장이 안정화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세를 깎아주면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는 기대감에 오히려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지 않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한편에선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지난번 여당의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반대한 것처럼 양도세 완화로 인한 세수 감소도 우려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집값이 많이 오르면서 올해 양도세로만 역대 최대인 30조 원 이상이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 보다 12조 원 이상 많은 수준 입니다.

그런데 1주택자에 이어 다주택자까지 완화해주면 내년에는 세수가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앵커]

결론은 어떻게 날 것 같습니까?

[기자]

사실 여야 모두 찬성하는 입장이라 입법 과정만 거치면 대선 전이라도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가 가능해 보입니다.

그런데 오늘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이 문제는 다음 정부에서 검토할 문제"라고 말해 이번 정부에선 다루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박 수석은 특히 "기재부와 민주당과도 의견이 조율돼 정리가 됐다"고 말했는데 결국 홍 부총리 손을 들어준 겁니다.

[앵커]

윤선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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