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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너 때문에'…삼성카드, 뒤쳐진 마이데이터에 '한숨'

SBS Biz 권준수
입력2021.11.26 15:26
수정2021.11.26 18:05


[삼성카드 로고 (사진=SBS Biz)]

카드업계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히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지만, 삼성카드는 대주주 적격성에 발목이 잡히면서 경쟁사들의 도전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오늘(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25일 제21차 금융위원회 회의에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았습니다. 이로써 국내 카드사는 다음달 1일부터 고객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흩어진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신한카드는 카카오페이와 손 잡고 자산관리 서비스에 나서기로 했고, KB국민카드는 종합 보험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한 것이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예입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하나둘씩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작하고 있지만,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 허가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내주기 위한 조건 중에는 대주주가 최근 5년간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심사가 중단된다는 요건이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카드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암보험 가입자와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분쟁으로 기관경고 징계를 받기 때문입니다.

당장 내년 실적 걱정부터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삼성카드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4217억원을 기록하면서 KB국민카드를 크게 앞질렀지만, 마이데이터 사업을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또 다시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아직 심사 재개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확정된 게 없다"라면서 "삼성생명의 상황이 바뀌지 않아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카드와 달리 나머지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특히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최근 카드업계가 결제를 넘어 계좌이체와 송금 같은 다양한 서비스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 같은 악재에 대한 우려로 신사업 진출이 더욱 중요해졌다"라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기존 사업의 한계를 넘어서려고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내년이면 마이데이터를 손에 쥔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간의 희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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