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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vs 머크…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비교하면?

SBS Biz 우형준
입력2021.11.06 09:35
수정2021.11.06 10:08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집에서 간편히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아주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가 잇따라 개발되면서 코로나19와의 지난한 싸움에 '게임 체인저'가 등장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의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사용 승인된 데 이어, 5일에는 미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알약 형태 항바이러스제가 입원·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여준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코로나 종식을 위해서는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지만, 아직 백신 미접종자가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에 이르는 데다, 백신 접종 후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도 빈번해 이들 치료제가 향후 코로나19 확산세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이터통신은 MSD와 화이자의 치료제 둘 다 당뇨병, 심장병 등 중증 질환의 위험이 높은 코로나19 확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유망한 효과를 나타냈다면서, 효능, 복용법, 안전성, 공급, 가격 등의 측면에서 두 치료제를 비교했습니다.

화이자 vs MSD, 어느 쪽이 더 효과 좋을까?
임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라는 이름이 붙은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가 효과가 더 좋습니다. 

화이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 확진자를 상대로 한 임상 시험 결과 증상 발현 사흘 내 치료제를 투여한 경우 입원·사망 확률이 89%, 증상이 나타난 지 닷새 안에 약을 복용할 경우 이 확률이 8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MSD는 증상 발현 닷새 내에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했을 때 입원이나 사망 확률이 약 50%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먹는 치료제, 방역 부담 덜어줄 듯 
화이자, 모더나 등 현재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백신은 다수 존재하지만, 확진자들을 위한 치료법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입원할 정도는 아니지만 심장병이나 폐렴, 당뇨병 등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있는 코로나 확진자들은 현재 정맥주사 등으로 주입되는 항체치료제 등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집에서 간편히 복용할 수 있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입원과 사망 가능성을 크게 줄여줌으로써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화이자는 총 30알, MSD는 40알 복용
화이자와 MSD 치료제 둘 다 닷새간 투여해야 합니다. 

화이자의 경우 아침과 저녁, 하루 두 차례 각각 세 알씩 투여해 닷새간 총 30알을 복용합니다. 

MSD 치료제는 아침과 저녁, 하루 두 차례 각각 네 알씩 먹어 닷새 동안 모두 40알을 복용합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필요한 효소를 억제하기 위한 '단백질분해효소억제제' 계열의 치료제입니다. 

화이자는 이 치료제가 바이러스 복제에 필수적인 부분을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병원체가 치료제에 내성을 가질 수 없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화이자 치료제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로 쓰이는 기존 항바이러스제인 '리토나비르'와 혼합 투여하는 방식으로 사용됩니다. 

리토나비르는 다만 위장에 부작용을 일으키고, 다른 약물의 작용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개발한 MSD의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암호 오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MSD는 몰누피라비르가 델타 변이를 포함한 모든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화이자, 연내 18만 명분 공급...MSD는 1천만 명분 
두 회사 모두 글로벌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화이자는 올해 말까지 '팍스로비드'를 18만 명 복용분을, 내년에는 5천만 명 분량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SD는 연말까지 1천만 명 분, 내년에는 2천만 명 분량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코로나 방역에 부심하고 있는 각국이 경구용 치료제 선점에 나선 가운데, 한국 정부는 앞서 9월 MSD와 경구용 치료제 20만 명분 구매계약을 했고, 지난달에는 화이자와 7만 명분의 선구매 약관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MSD 치료제 170만 명 분량을 계약한 미국은 화이자 치료제 수백만 명 분량도 이미 확보했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치료제 가격은? 
화이자의 새 치료제 가격과 관련해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고소득 국가들에 몰누피라비르와 비슷한 가격표를 붙일 전망이라고 로이터에 전했습니다.

최근 MSD는 닷새 치료분에 700달러(약 83만원)의 가격으로 미국 정부와 몰누피라비르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따라서 화이자도 선진국에는 이 가격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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