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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경제] 느는 속도는 빨라지고 질은 나빠져…빚 앞에 속절없는 자영업자

SBS Biz 김완진
입력2021.11.02 17:47
수정2021.11.02 21:00

'990조 원'

지난 8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 KDI가 분석했는데 코로나 확산 직전인 2019년 12월 말과 비교하면 21% 넘게 늘었습니다.

느는 속도는 일반 가계 대출보다 1.6배나 빨랐습니다.

대면 서비스업이 크게 움츠러든 영향에 음식업종은 대출 잔액이 27%나 늘었습니다.

사업자대출만으로 안 되자 가계대출에까지 손을 뻗은 자영업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힘들어지면서 카드나 캐피탈, 저축은행 등에까지 눈을 돌렸습니다.

대출의 질이 더 나빠지고 있는 거죠.

KDI는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고 원리금 상환을 미뤄주는 조치가 끝났을 때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정부가 자영업자를 덮어놓고 도와주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도 나타났습니다.

정책금융을 지원받고도 1년이 지나 결국 살아남지 못하는 경우엔 지원을 받지 않은 경우보다 신용점수가 더 크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근본적으로 회복하기 어렵다면 더 깊은 수렁에 빠지기 전에 사업을 아예 접도록 이끄는 것도 필요하다는 게 KDI 의견입니다.

물론, 조금 어렵다고 그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더 이상 생존이 어려울 경우라는 단서를 붙였습니다만 공교롭게도 여권 대선후보가 '총량제'를 언급하면서 논쟁이 불거진 터라 보고서 내용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숫자로 본 경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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