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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매각 실패한 中 헝다, 디폴트 위기 코앞 [장가희 기자의 뉴스픽]

SBS Biz 장가희
입력2021.10.22 06:39
수정2021.10.22 08:52

기자가 콕 찝어 전하는 뉴스, 뉴스픽입니다. 파산 위기에 직면한 중국 부동산 업체 헝다그룹이 공식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난달 23일 내지 못한 달러화 채권 이자 유예기간이 내일이면 만료되는데, 채무변제를 위한 자산 매각이 무산됐기 때문입니다. 장가희 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당장 내일이면 헝다그룹이 디폴트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고요?
그렇습니다.

헝다는 지난달 23일과 29일, 이달 11일로 예정된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는데요.

달러 채권 계약상 30일 유예기간을 둔다는 조항을 활용한 겁니다.

이중 첫 만기가 찾아온 1억1천900만 달러에 대한 유예기간이 내일까지입니다.

하지만, 최근 자산매각에 실패하면서 이 금액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이자도 내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데요.

한 채권의 공식 디폴트가 선언되면 다른 채권 보유자들도 중도 상환을 요구할 수 있어 연쇄 디폴트 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헝다그룹의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예상했던 헝다물업 지분 매각이 좌초됐죠?


헝다는 부동산 관리 사업 계열사인 헝다물업 지분 50.1%를 부동산 개발업체 허성촹잔에 팔아 약 3조 원의 자금을 마련하려 했는데, 대금 지급방식을 놓고 결국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에 2주 만에 홍콩증시에서 거래가 재개된 헝다 주가는 장중 13% 넘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헝다는 전기차 자회사인 헝다자동차, 헝다자동차가 인수한 스웨덴 자동차사를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지만 성과를 못 내고 있고요.

홍콩 건물을 2조 원에 팔려던 계획도 무산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헝다가 협력사 채권상환일을 석 달 연장했다는 소식도 나왔어요.
어제(21일) 로이터통신은 금융정보회사 REDD 측 발언을 인용해 홍콩 쥐샹이 발행하고, 헝다가 보증을 선 3천억 원 규모의 달러 채권 만기가 내년 1월까지 3개월 연장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쥐샹은 헝다의 공동 경영 업체로 헝다부동산이 일부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쥐샹이 발행한 채권 만기는 이미 지난 4일 도래했는데요.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고 일단 채권 보유인들과의 개별 협상으로 3개월 시간 벌기에 나선 겁니다.

사실 헝다의 디폴트는 이미 예견된 일인데, 이에 대한 중국 당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헝다 디폴트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구제보다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0일 류허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의 개별 문제가 나타나더라도 위험은 전체적으로 통제가 가능하다고 언급했고요.

앞서 이강 인민은행장도 헝다 위기는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의 말이 역설적으로 시장 위기가 크다는 반증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헝다발 부동산 시장의 디폴트 도미노 우려에, 시장 심리는 갈수록 예민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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