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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화되는 보험사기…브로커의 ‘슬기로운 보험생활’

SBS Biz 이광호
입력2021.09.29 17:55
수정2021.09.29 18:37

[앵커] 

예전엔 '보험사기' 하면 병원에서 어떤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느냐 은근히 물어보고, 소비자 일부와 결탁해 보험금을 허위 청구하는 게 일반적이었죠. 

하지만 요즘엔 규모도 커지고 조직화되고 있다는데요. 

100여 명으로 구성된 다단계 브로커 조직이 활동하면서 의료기관과 결탁한 보험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이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브로커 조직은 대부분 전현직 보험설계사로 구성돼, 아예 본인이 환자가 되거나 지인 등을 통해 환자를 끌어들입니다. 

한 한의원은 지난 2018년부터 이들과 결탁해 270만 원짜리 공진단을 환자에게 판 뒤, 같은 금액만큼 도수치료 등을 받은 것처럼 서류를 위조해 최소 14억 원을 타냈습니다. 

공진단 등 보약재는 보험 처리가 안 되지만 도수치료는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최근 보험 재정 누수 문제가 많은 백내장은 더 조직적입니다. 

한 안과는 브로커 조직이 환자를 유치하면 1000만 원에 달하는 고액 수술을 한 뒤 30%를 환자와 브로커 조직에게 돌려줬습니다. 

심지어 환자의 호텔 숙박비와 버스 대절료 등을 대주기도 했습니다. 

보험금 일부를 이른바 백마진으로 지급한 의료법 위반 사례로, 금감원은 관련 사기 규모가 5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김시원 / 금감원 보험사기 대응단 팀장 : (브로커 조직이) 계약자를 만나면 '슬기로운 보험 생활'이라고 해서 매뉴얼에 따라서 실손보험이 있으면 한의원 가서 침도 맞고 보약재도 받고, 보장이 부족하다 싶으면 다른 보험을 추가적으로 들게 (유도합니다.)] 

지난해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은 233억 원으로, 치료 내용을 조작한 경우만 150억 원을 넘었습니다. 

손해보험사들은 브로커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서울 강남의 안과 5곳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 정보 공유 범위를 확대해 조사를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SBS Biz 이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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