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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울리는 아파트 갑질…인권위 조사 결과 ‘깜깜’

SBS Biz 박규준
입력2021.09.08 06:51
수정2021.09.08 08:54

[앵커]

음식 배달원들에게 "헬멧 벗어라" "화물 엘리베이터 타라"라는 식으로 갑질을 한 아파트들, 최근 큰 논란이 됐었죠.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 실태 파악을 위해 조사에 착수했는데, 6개월이 되도록 무소식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박규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이곳에 음식 배달하던 A 씨는 아파트 입구에서 황당한 요구를 받았습니다.

[배달의민족 라이더 A 씨 : (차별) 여전합니다. (여기) 헬멧을 벗게 하는 이유가 뭔지 아시죠? 잠정적인 범죄자로 보고 있는 겁니다, 라이더들을]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 입주민들이 (배달원들) 무섭다(고 해요.), 헬멧 쓰고 범죄들이 많이 일어나잖아요. 벗고 들어가라, 안내하는 거죠. (헬멧) 안 벗으면 화물용(엘리베이터) 이용하세요….]

지난 2월, 민주노총 배달서비스지부는 이 아파트를 포함한 76곳이 라이더에게 갑질을 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그 다음 달 인권위는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인권위가 조사 대상이 너무 많으니, 일부만 추려달라고 했고, 민노총은 이 중 대표 사례 4곳 아파트만 추려, 인권위에 전달했습니다.

인권위는 4곳 명단을 받아 가며 빨리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6개월이 되도록 뚜렷한 진척이 없습니다.

[인권위 관계자 : 조사가 잘 안 되고 있어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가 좀 고민이고요. (사적 영역 등) 그런 문제가 좀 있죠. 말씀드리기 어렵고요, 조사 중이어서….]

인권위는 차별을 하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조사 대상인지 등, 사적 영역에 대한 조사의 적절성과 범위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렇게 인권위가 조사를 질질 끄는 사이 일부 아파트들의 계속되는 갑질에 배달 라이더들이 여전히 인권 침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SBS Biz 박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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