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산업 막전막후] GM 리콜 사태에 '휘청'…LG엔솔, 상장 여부 10월 결정

SBS Biz 김정연
입력2021.09.01 14:22
수정2021.09.01 18:25

[앵커]

이번 주 산업계 막전막후 시간에 다룰 기업은 바로 LG에너지솔루션입니다.

이 회사가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작년 말 분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이 회사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동차 '볼트' 화재 사고로 대규모 리콜을 결정해선데요. 당장 제품 신뢰 문제가 도마에 올랐고요.

이로 인해 사상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LG에너지솔루션 하반기 기업공개(IPO) 작업도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김정연 라이브데스크가 관련 내용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안에 상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예상 시장가치가 최대 100조 원까지 평가되면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신학철 / LG화학 부회장 (지난 7월 기자간담회) :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이미 접수했으며 절차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돌연 연내 상장 계획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거래소에는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전기차 '쉐보레 볼트'의 연이은 화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미국 자동차업체 GM이 지난 20일 이 차량에 대한 추가 리콜 조치를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대상은 2017년 이후 생산된 볼트 EV와 파생 모델 등 총 7만 3천 대인데요.

리콜 비용은 10억 달러, 우리 돈 약 1조 1천80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차량의 배터리 공급사입니다.

전기차 볼트의 잇따른 화재 원인이 배터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수록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해야 할 리콜 비용은 크게 늘어납니다.

GM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에도 전기차 볼트 6만 9천여 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는데요.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실적에 충당금 910억 원을 반영해야 했습니다.

이대로 상장을 추진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가치는 크게 떨어질 우려가 큽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GM 등은 볼트의 화재 원인에 대한 공동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상장 여부를 오는 10월까지 다시 결정할 예정입니다.

[앵커]

김정연 라데와 이번 이슈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GM의 전기차 볼트에서 난 화재 사고, 이에 따른 리콜 사태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 책임이 가볍지 않아 보입니다.

가장 궁금한 것부터 물어볼게요.

LG에너지솔루션이 사고 수습을 위해 분담해야 할 비용이 얼마로 추산됩니까?

[기자]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리콜에서 추가될 비용과 이번 리콜에서 발생할 비용을 합쳐 LG에너지솔루션이 최대 5,500억 원을 분담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확한 분담금 규모는 볼트 화재 사고의 원인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지난해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EV 리콜 여파로 6천500억 원에서 7천억 원 수준의 손실을 봤고요.

지난 2019년 에너지저장장치 ESS 화재 사고로 최근까지 관련 충당금이 쌓이고 있습니다.

이번 GM 리콜 사태까지 합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에만 최소 조 단위의 리콜 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증시 상장이 웬 말이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네요.

최근 입장문을 내고 연내 상장 여부를 10월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혔잖아요?

현재로선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데요?

[기자]

이런 대규모 리콜 같은 불확실성이 남은 상태에서 상장을 추진하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어렵습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GM 리콜 사태 외에도 남은 리스크가 많은데요.

국내외에서 16번 불이 난 코나EV에서 또 불이 날 경우 다시 리콜될 가능성도 있고요.

최근 화재 사고가 발생한 테슬라의 호주 빅토리아주 ESS와 폭스바겐의 전기차 ID3에도 모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돼 추후 손해배상 또는 시정조치 문제가 불거질 우려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선 이번 상장심사 요청을 철회하고 리콜 등 문제를 모두 해결한 후에 상장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이 LG에너지솔루션의 IPO에 더 유리할 것이란 견해도 나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0월까지 연내 상장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황규원 / 유안타증권 연구원 : GM의 리콜 관련된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추가적인 리콜이 지금 잔존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연내) 상장은 상당히 불투명하지 않겠나….]

[앵커]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 추진 중인 배터리 관련 사업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만약 연내 상장이 무산되면 사업자금 조달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요?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오는 2025년까지 총 4조 원을 투자해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 2곳을 추가로 짓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폴란드와 중국에도 공장을 증설하고, 현대차와 인도네시아에 합작공장을 설립하고 있는데요.

계산해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까지 매년 4조 원 안팎의 신규 자금이 필요합니다.

LG는 상장 외에도 회사채 발행이나 차입 등의 다른 자금 조달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최근 외신 보도를 보면 GM이 이번 대규모 리콜 사태 책임을 LG에너지솔루션 측에 강하게 묻는 분위기도 감지되던데요?

[기자]

GM은 볼트 화재의 원인을 음극탭 단선과 분리막 밀림, 쉽게 말하면 배터리 문제로 봤습니다.

LG로부터 리콜 배상 약속을 받아내겠다며 리콜 책임을 LG에게 떠넘기는 분위기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리콜과 관련해 LG전자, GM과 현재 원인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비용 부담 비율 등도 추후 정해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초대형 규모의 증시 상장 이벤트를 앞둔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선 이번 리콜 사태는 분명 뼈아픈 악재입니다.

빠른 원인 분석과 제품의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는 추가적인 조처가 신속하게 뒤따라야 할 것 같습니다.

김정연 라데, 계속해서 내용 전해주시고요.

잘 들었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김정연다른기사
현정은 회장,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직 사퇴
더 이상 터질 새우등도 없다…산업계 최우선 과제는 ‘탈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