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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찰만 1.4조원…합작에 발목잡힌 카누 동서식품

SBS Biz 장지현
입력2021.08.30 11:14
수정2021.08.30 11:50

[앵커]

믹스커피 시장이 정체기를 맞으면서 제자리걸음 했던 동서식품의 실적이 '카누' 덕에 다시 한번 살아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합작사라는 한계 때문에 쌓아둔 현금을 새로운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어찌 된 것인지 장지현 기자 연결합니다.

동서식품은 인스턴트 커피업계 1위죠.

최근 카누 덕에 실적이 개선되면서 현금 자산이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네, 동서식품의 대주주인 주식회사 동서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6452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말 4,428억 원에 비해서 무려 2,000억 원이나 급증한 겁니다.

동서식품은 주주들에게 2019년과 2020년 각각 1160억 원을 배당했는데요.

때문에 지분 50%를 갖고 있는 동서에 매년 580억 원이 흘러 들어갔지만 별도의 투자에 활용되지는 않고 현금으로 계속 쌓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동서뿐만 아니라 동서식품도 쌓아둔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이 8,000억 원이 넘는데, 두 계열사의 현금을 합치면 1조4,000억 원입니다.

[앵커]

코로나19 사태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식품 기업들이 이번 기회에 해외 사업을 확장하거나 인수 합병에 적극 공을 들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현금이 많은데도 동서가 적극 투자에 나서지 못했던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동서의 주력 계열사는 커피믹스 사업을 하는 '동서식품'이죠.

동서식품은 동서와 미국 대형 식품 기업인 몬델리즈가 지분 50%를 투자해 만든 합작사입니다.

이게 동서식품 성장의 발목을 잡는 부분인데요.

몬델리즈는 동서식품의 대표 상품 맥심의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자사 커피믹스 제품을 판매하는 등 해외 판권을 갖고 있습니다.

결국 동서식품이 맥심 상표권을 갖고 자체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게 어려운 상황입니다.

때문에 동서식품은 안정적으로 현금이 나오는 국내 커피믹스 사업에 당분간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SBS Biz 장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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