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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야당의원, 자격상실…“충성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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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1.08.26 21:26
수정2021.08.26 21:30

중국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기조로 홍콩의 선거제를 개편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홍콩 선거인단(선거관리위원회) 선거를 앞두고 야당 의원이 자격을 상실했다.

26일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이날 존 리(李家超) 정무부총리가 이끄는 공직선거 출마자 자격심사위원회는 홍콩 의회인 입법회 의원이자 독립파 정당 열혈공민(熱血公民)의 청충타이(鄭松泰) 주석의 의원직을 즉시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청 주석은 선거인단 선거에 후보 등록을 했으며, 이에 따라 자격심사위원회가 그의 자격을 심사했다.

리 부총리는 청 주석에 일부 특정 문제와 관련해 소명할 것을 요구했으며 "그의 답변을 받아본 결과 우리는 국가안전위원회의 의견을 구할 필요를 느꼈으며, 국가안전위원회는 그가 기본법(홍콩 미니헌법)을 수호하지 않았고 홍콩정부에 충성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의 의원직 자격을 즉시 박탈한다"고 밝혔다.

홍콩은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과 함께 국가안보 관련 사안을 논의하는 국가안전위원회를 신설했다.

국가안전위원회는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이 이끈다.

지난해 11월 홍콩 입법회는 당국이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없다고 판단되는 의원에 대해 즉시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청 주석은 2016년 입법회 토론 중 중국 국기와 홍콩 정부 깃발을 거꾸로 뒤집은 혐의로 이듬해 5천 홍콩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범민주진영 의원이 모두 사퇴해버린 후 입법회에 남은 2명의 독립파 의원 중 한명이었다.

자격심사위원회는 이날 청 주석 외에 다른 한 명을 등록 유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선거인단 출마 자격이 없다고 발표했다.

리 부총리는 "자격심사위원회는 정부에 충성하는 척 하는 자는 누구라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선거제 개편으로 홍콩에서 공직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한다.

홍콩정부 관리와 친중국 인사 7명으로 구성된 자격심사위원회는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 원칙에 따라 선거인단, 행정장관, 입법회 의원 후보자의 자격을 심사한다.

자격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홍콩 선거인단은 기존에는 홍콩 행정장관을 뽑는 역할만 해왔으나, 선거제 개편으로 입법회 의원까지 뽑는 등 권한이 크게 강화됐다.

. 그러나 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출마할 수 있게 되면서 범민주진영에서는 대부분 이번 선거인단 선거에 도전하지 않았다.

홍콩은 9월 19일 선거인단 선거를 시작으로 12월 19일 입법회 선거, 내년 3월 27일 행정장관 선거까지 세 차례 선거를 치른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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