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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주 흔든 中…“정신적 아편” 경고에 텐센트 ‘납작’ [장가희 기자의 뉴스픽]

SBS Biz 장가희
입력2021.08.04 06:24
수정2021.08.04 06:36

[앵커]

기자가 콕 짚어 전하는 뉴스, 뉴스픽입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IT와 사교육에 이어 부동산 분야까지 전방위적인 규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죠. 

이런 가운데 당국의 다음 타깃은 온라인 게임 산업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중국 관영매체가 온라인 게임을 작심 비판하면서 관련 주가가 크게 흔들렸기 때문인데요. 

장가희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중국 매체가 게임 산업을 뭐라고 비판한 건가요? 

[기자]

네, '정신적 아편', '전자 마약'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서 발행하는 경제참고보는 '정신적 아편이 수천억 산업으로 성장했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는데요.  

많은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에 중독돼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게임 산업에 대한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촉구했습니다. 

특히 중국 게임 기업인 텐센트의 '왕자영요'를 콕 짚어 일부 학생들이 하루 8시간씩 이 게임을 한다고 보도했는데요.

왕자영요는 회원 수만 2억 명 이상에 달하는 인기 게임입니다. 

경제참고보와 신화통신은 사실상 정부 기관이라는 점에서 어제(3일) 기사는 정부의 의중으로 읽힙니다.

특히 마화텅 텐센트 CEO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에 이어 다음 규제 타깃이 될 것으로 여겨져 왔던 인물입니다.  

[앵커]

직접적인 규제에 앞서서 매체를 통해 규제 예고를 한 셈인데, 어제 텐센트 주가가 많이 떨어졌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주가는 하루 전보다 6.11% 떨어졌는데요. 

장중 한때 10% 넘게 폭락하면서 10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텐센트와 라이벌인 넷이즈도 장중 11% 넘게 하락했습니다.

불똥은 한국 게임 업체들에도 튀었는데요.

카카오게임즈는 3.47% 떨어졌고, 펄어비스와 위메이드도 급락했습니다.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는 넥슨도 매출의 28%가 중국에서 나오다 보니 어제 6% 넘게 하락했습니다. 

한·중·일 게임주가 모두 줄줄이 폭락한 셈인데요. 

파장이 커지자 오후 들어 해당 기사는 삭제됐고, 게임주 주가는 반등했지만, 하락 폭을 만회하지는 못했습니다. 

[앵커]

텐센트는 어떤 반응을 내놨나요?

[기자]

어제 오후 미성년 이용자 보호 조치를 긴급 발표했는데요. 

평일 1시간, 휴일 2시간으로 이용 시간을 대폭 축소하고, 12세 미만은 게임 내 아이템 결제를 금지시킨다는 내용입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게임 관련 산업을 주시해 왔는데요.

2019년에는 미성년자가 심야 시간에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셧다운제를 도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도가 게임 시장에 대규모 제재를 내놓으려는 신호탄이라며,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정부를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다는 한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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