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美에 막히고 中에 치이고…“中 기업 투자 포기” [장가희 기자의 뉴스픽]

SBS Biz 장가희
입력2021.08.02 06:12
수정2021.08.02 06:29

[앵커]

기자가 콕 짚어 전하는 뉴스, 뉴스픽입니다. 

미국 금융 당국이 중국 기업의 주식 상장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이 같은 카드를 꺼내든 건,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 기업들에 강력한 규제를 가하면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인데요.    

이 소식, 장가희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죠.

미국이 구체적으로 중국 기업의 상장을 어떻게 까다롭게 한다는 겁니까?

[기자]

한마디로, 중국 기업이 미국에서 IPO를 하려면 차이나 리스크를 제대로 설명하라는 겁니다. 

지난달 3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미국 상장에 앞서 자국에서 허가를 취소받을 위험이나 정부 조치가 재무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공시해야 합니다. 

또 상장 회사가 페이퍼컴퍼니라는 사실도 명시해야 하는데요. 

현재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대부분은 페이퍼컴퍼니입니다. 

중국 정부가 외국인의 중국 기업보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기 때문에 조세피난처 등 역외를 통해 편법으로 상장한 건데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일반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이들이 페이퍼컴퍼니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미국이 왜 이런 조치를 취한 걸까요?

[기자]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을 기점으로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을 사실상 막고 있어 투자손실이 우려되기 때문인데요.

앞서 중국 당국은 회원 100만 명이 넘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해외에 상장할 경우 당국의 사이버 안보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거의 모든 중국 IT 기업들의 해외 상장을 규제하겠다는 건데요. 

이후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폭락했고요.

중국의 자전거 공유업체 헬로는 상장 계획을 철회해야 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뉴욕증시에서 증발한 중국 기업의 시가총액은 470조 원에 달합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은 자국 기업을 향한 규제와 통제를 멈추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중국 당국은 25개 IT 기업을 불러모아 '알아서 잘못을 찾아 고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바이두, 화웨이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불려갔는데요.

당국이 사실상 구두로 최후의 통첩을 한 셈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바이트댄스 창업자 장이밍 CEO는 최근 대표직을 내려놨고, 미 상장 방안도 보류한 상황입니다. 

상장을 강행했던 디디추싱은 상장 폐지설이 돌고 있고요.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중국 기업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고하겠다며, 투자를 포기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장가희다른기사
1조 달러 클럽 탈락한 아마존 "더 떨어지네"…채용도 중단 [장가희 기자의 뉴스픽]
파월 "이르면 12월 인상 늦출수도…최종금리 갈 길 멀어" [장가희 기자의 뉴스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