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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팔달] 새벽배송 놓고 충돌...마켓컬리-오아시스 앙숙 '눈에 띄네'

SBS Biz 박규준
입력2021.07.14 14:26
수정2021.07.15 09:45

[앵커]

신선식품 새벽 배송 업체 1위인 마켓컬리가 최근 국내증시 상장 계획을 밝히면서 또다시 유통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가파르게 성장해온 걸 감안하면 증시 입성은 그야말로 기쁜 소식일 텐데요.

승승장구하던 마켓컬리에도 요즘 걱정거리가 하나 있다고 합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공정거래 혐의와 관련한 조사 때문인데요.

그런데 바로 이 공정위 신고를 경쟁업체 중 한 곳이 했단 소식이 들립니다.

국내 새벽 배송 시장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 온 경쟁 회사가 고발자로 돌아선 형국인데요.

대체 어떤 회사가 고발한 건지, 박규준 라이브데스크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마켓컬리는 다들 아실 텐데, 오아시스는 좀 생소하실 겁니다.

새벽 배송 업체 3위로, 이커머스 업체 중 드물게 영업 흑자를 내는 곳인데요.

오아시스가 지난해 초, 마켓컬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두 회사 간 악연은 시작됐습니다.

마켓컬리가 납품업체 갑질을 통해, 오아시스의 사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게 신고 이유입니다.

지금도 공정위는 이 사건을 조사 중이고, 그 결과에 따라, 상장을 앞둔 마켓컬리에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새벽 배송 업체지만 BGF 그룹의 '뒷배'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이 미미한 헬로 네이처라는 곳도,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오아시스라는 업체가 마켓컬리를 언제, 왜 신고한 건가요?

[기자]

지난해 2월, 오아시스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마켓컬리를 공정위에 신고했습니다.

납품업체 갑질 마켓컬리가 오아시스와 거래하는 납품업체들에게 "우리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납품하지 마라" 이를 어기면, "오아시스와 계약을 끊어라" 이런 식으로 거래 내용을 강제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A업체 관계자 : (납품업체가) 저희랑 사진까지 다 찍어놓은 물건인데 팔지 말라고 하거나, (상품) 사진을 바꾸게 하거나, 아예 거래하지 말라고 하는 행위들이 저희로선 사업 활동 방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거든요. 한 번 그랬으면, 경쟁이니까 그렇다 해도 반복적으로 주요 업체들에 그렇게 해서…]

[앵커]

맞다면 마켓컬리가 좀 너무한 것 같은데, 오아시스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공정거래법 위반인가요?

[기자]

공정거래법 23조네, 공정거래법 제23조는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실제 오아시스는 자사와 거래하는 주요 납품업체들이 마켓컬리의 이런 강요로, 떨어져 나갔다고 주장합니다.

위법 사항 2건 신고 여기에 오아시스는 같은 사건을 기준으로 납품업체 갑질에 방점을 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도 마켓컬리를 공정위에 신고했습니다.

두 가지 위법 혐의를 신고한 겁니다.

[앵커]

그런데 경쟁사끼리 이렇게 정부 당국에 신고하는 게 흔한 일인가요?

[기자]

드뭅니다.

업체 쌍방 간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 다툼으로 가는 경우는 있어도 상대방을 정부 당국에 신고하는 경우는 흔하지는 않습니다.

[A업체 관계자 : 하지만 오아시스는 마켓컬리가 너무 치명적인 피해를 줬고, 공정위가 가장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봐서, 신고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이제 가장 중요한 건 공정위 판단이겠죠, 신고한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결과가 나왔나요?

[기자]

지금도 공정위는 조사 중입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불공정거래 혐의 등 관련해, 마켓컬리에 현장조사를 했는데, 현재로선 혐의점을 찾지 못 했습니다.

[공정위 관계자 : 당사자가 (피해를) 당해서 신고한 게 아니고, 경쟁업체(오아시스)에서 (신고) 한 거잖아요. (거래내용 관련) 강제하는 수단이 있는지 내용을 살펴보는데 딱 부러지게 보이지 않으니까 시간이 가는 거죠]

공정위는 오아시스 측에 마켓컬리의 사업활동 방해로 매출이 급감했다는 자료를 달라고 했는데, 오아시스는 뚜렷한 급감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또 다른 새벽 배송 업체 이야기 좀 해보죠.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 그룹의 새벽 배송업체, '헬로네이처'라는 곳인데 여기는 사정이 안 좋다면서요?

[기자]

네, BGF는 2018년 헬로네이처를 인수하면서 5년 안에 새벽 배송 시장 1위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어려워 보입니다.

지난해 159억 원 영업적자를 포함해 2018년 인수 이후 3년 내내 적자입니다.

더구나 경쟁사인 마켓컬리와 오아시스가 충청권 배송에 국내 상장 추진 등으로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헬로 네이처의 갈 길은 아직 멀었다는 평가입니다.

헬로 네이처 인수는 오너 2세인 홍정국 대표이사가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홍 대표의 경영능력도 시험대에 서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새벽 배송 시장 성장세가 꽤 무섭긴 무섭나 봅니다.

서울과 수도권에 국한된 시장이 점차 전국적으로 넓어질 것 같은 분위기네요.

업체들도 저마다 점유율을 늘리려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고 마켓컬리와 오아시스 간의 공방 또한 연장선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박규준 라데, 내용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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