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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머니] 대한전선 재무제표 뜯어보기 [2021년 1Q 사업보고서]

SBS Biz 최서우
입력2021.07.01 14:46
수정2021.11.22 10:42



호반건설 품에 안긴 대한전선
최대 숙제는 재무제표 개선

■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4% 성장세
■ 영업이익률 1%대...구릿값 상승 원인
■ 부채 비율, 매출채권 유동화 등 해결 시급




Q. 대한전선, 어떤 회사인가요?

국내 최초로 전선 제조업을 시작한 회사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LS전선, 대한전선, 가온전선이라는 빅 3 전선 제조업이 있는데요. 그중 LS전선이 대한전선 매출의 2배, 대한전선이 가온전선 매출의 2배입니다. 즉 대한전선은 점유율 2위 전선 제조업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매출은 어느 정도인가요?

2021년 1분기 기준 4443억원입니다. 2020년 전체 매출이 1조6000억원이었으니 약 4분의 1이 이번 분기에 발생한 거고요. 지난해 1분기 매출 3572억원과 비교해보면 24%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매출 비중을 살펴보니 나선 및 권선이 50%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절연 및 절연선이 19%, 설비 공사가 12%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전선과 케이블 종류의 일을 하는 회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총매출을 보면 내수 비중이 수출보다 높습니다. 항상 그랬던 건 아니고요, 2019년에는 수출이 일부 높았다가 2020년부터 역전됐습니다. 회사 보고서를 보니 해외 쪽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는 식으로 공시해두긴 했는데요. 수치를 보면 내수 쪽 비율이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영업이익은 어땠나요?

사실 전선이라는 제조업은 이익률이 좋게 나올 수 없는 분야입니다. 2021년 1분기 영업이익률은 1%, 55억원이었고요. 2020년에는 원기 영업이익률 4%, 분기 2%였으니까 비교적 악화된 상황입니다.

데이터를 살펴보니 이번 분기는 매출 총이익률이 떨어졌습니다. 원가가 올라갔다는 얘기죠. 사업보고서에도 원재료 등 가격 변동 추이가 적혀있는데요. 2019년도에 7074달러였던 것이 2020년에 6990달러로 잠시 내렸다가 지금은 9750달러, 40% 가까이 올랐습니다.

Q. 순이익은 어느 정도였나요?

순이익은 43억원 손실입니다. 보니까 법인세 비용이 46억원 정도가 잡혀있어요. 세무조사라도 들어온 게 아닌가 싶어 찾아봤는데 그런 기사가 나와있지는 않더라고요.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단기손익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으로 보유했던 327억원이 없어졌거든요. 이걸 처분하면서 처분이익에 대해 나오는 세금이 일부 법인세를 형성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자세한 내용은 반기 보고서를 봐야 확실해질 것 같은데요. 영업이익이나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만으로 이 정도 법인세가 나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Q. 부채 수준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대한전선은 항상 영업 외 손익에서 마이너스가 나고 있습니다. 금융비용이 있거든요. 부채비율이 260% 정도고 차입금이 6000억원이 조금 넘는데, 만기가 2021년 말입니다. 4200억 정도를 올해까지 갚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회계사들이 분기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가정 검토라고 공시를 해놨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회계사들이 감사 보고서를 낼 땐 이 회사가 계속해서 운용할 것을 전제로 하는데, 이 회사는 그 가정이 흔들린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만기 예정 차입금에 대해 '만기 추가 연장 및 일부 상환 추진 계획'이라고 공시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계속 기업을 가정하고 있고 자구책으로 만기를 연장하겠다고 이야기한 겁니다. 이게 그래도 유의미한 이야기인 게 이미 호반이라는 대기업 집단에서 인수를 했잖습니까. 그러니까 연장이 되겠거니 하는 거죠.

Q. 대손충당금이 굉장히 많아 보이는데, 이 부분도 설명해 주세요

대한전선은 2015년도에 회사가 한 번 망가졌잖아요. 남광토건이나 이런 곳을 인수했다가 그룹이 기울어 여기까지 온 건데요. 지금 대손충당금이 4561억원이 있다고 되어있어요. 그중 대여금이 4000억원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관계 회사에 돈을 빌려줬다가 못 받았을 확률이 높아 보여요. 사실상 못 받을 돈인 거죠. 그런데 이건 과거부터 쭉 내려왔던 것이기 때문에 사실 현재 영업에는 큰 영향이 없어요. 그러니까 대한전선이 왜 여기까지 와서 호반그룹에 매각되었는가에 대한 히스토리를 보여주는 게 대손충당금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재무제표 상에서 짚어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건 아니지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굉장히 호전됐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니 매출 채권 회수를 잘 했고, 매입 채무는 지급하지 않는 상황인 겁니다. 쉽게 말하면 줄 돈 안 주고, 받을 돈은 잘 받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현금흐름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전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분석하면서 짚어드렸던 매출채권 유동화*가 대한전선에서도 발견됩니다.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고정 수요가 있는 산업이라서 그런 것 같기는 한데요. 사실 이건 당장 담보를 잡을 게 없다는 거예요. 신용으로 받을 수 있는 걸 다 받았으니 앞으로 나올 매출을 담보로 잡았다는 거죠. 신탁 원본도 확인해보니까 한국전력공사 등에 대한 외상 매출금도 담보로 잡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주식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은 호반건설의 도움이나 앞으로 나올 매출을 주목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경쟁회사를 봤을 때 영업이익률이 많이 올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항상 열려있으니까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매출채권 유동화: 미수금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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