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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노조협의회 본격 출범…"수수료 인하·빅테크 진입 등에 대응"

SBS Biz 오정인
입력2021.06.25 11:33
수정2021.06.25 13:21

[오늘(25일) 오전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진행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출범식에서 정종우 의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롯데·신한·우리·하나·현대·BC·KB국민카드 노동조합 등 7개 카드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가 본격 출범했습니다. 

협의회는 올 하반기 예정된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문제와 빅테크·핀테크 업체의 시장 진입 등과 관련해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오늘(25일) 오전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의 공식 출범식이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2층 국제회의실에서 진행됐습니다.

정종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 겸 하나카드 노조위원장은 "1만 카드노동자와 10만 카드산업 유관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권익향상, 그리고 카드산업의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모였다"며 "영세 상공인 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빅테크·핀테크 업체 위주의 디지털금융 정책을 바로잡아 카드산업은 물론이고 공정한 시장경제 실현을 위해 7개 카드사 노조가 하나된 이름으로 서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카드사 노조는 그동안 카드 노동자 권익 보호에만 매몰되지 않고 영세·중소사업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과 '갑'에 맞서 '을'과 '을'이 공존하는 실질적 대안을 제시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인 카드 수수료 인하로 업계는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의장은 "카드 수수료가 과거 대비 3분의 1수준인 1% 중반대까지 인하되고 그에 대한 부담을 카드사가 온전히 카드 노동자에게 전가해 지난 몇 년 간 인력감축과 비용절감 등 구조조정에 가까운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수수료 인하에 손실분을 대체할 금융사업이 없는 BC카드의 경우 수익이 1년 전보다 40% 급갑해 생존 위기에 처해있고, 하나카드는 창립이래 매년 신입공채를 진행했지만 수수료 인하 당해 년도에 처음으로 신입 직원을 뽑지 않았다는 점을 예로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카드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해 창립 18년 만에 노조가 결성됐지만 기초적인 단체협약마저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정 의장은 "3년 전 카드수수료만 낮추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처럼, 카드수수료가 근본적인 문제인 것처럼 매도됐던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영세상공인들의 상황이 (얼마나) 나아졌는가"라며 "이제는 보여주기식의 정책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불공정 행위를 개선하기 위한 시장개입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의 수수료 정책은 이미 '선'을 넘었다는 것이 협의회 측의 입장입니다.

또한 96%의 가맹점의 수수료를 사실상 정부가 결정하는 '적격 비용 산정 제도' 중단의 필요성도 제기했습니다. 정 의장은 "3년 주기로 계속되는 논란만 가중시키고 '을'과 '을'의 갈등만 조장하는 이 제도를 폐지하고 지불결제시장 참여자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규칙을 만들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빅테크·핀테크 업체에게만 기회와 예외를 인정해주는 규제완화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정 의장은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라는 원칙에서 벗어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어버린 지불결제시장의 균형을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미 지불결제시장에서 '슈퍼갑'이 된 빅테크 사업자들은 전국민의 플랫폼 노동자화(化)로 고혈을 짜내고 있으며 플랫폼 선점을 기반으로 영세 상공인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공식 출범한 협의회는 카드 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 등을 비롯해 카드산업 전반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디지털 금융혁신 등 지불결제시장의 변화 대응에 나설 계획입니다.

한편, 협의회 출범식에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박홍배 위원장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연맹 이재진 위원장을 비롯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박용진·이용우·이정문 의원과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평택을 김현정 지역위원장과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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