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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머니] “관점 없는 투자, 급류에 휩쓸립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SBS Biz 최서우
입력2021.06.24 11:21
수정2021.11.22 10:42



한국의 '워런 버핏'
강방천 회장의 투자 철학



■ 자신만의 관점과 확신 필요
■ 기업 분석 통한 PER 설정
■ 가치, 시기추정 오류 대비 분산투자
■ 타기업 서포트하는 대장장이주 탐색






Q. 개인투자자들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죠?

제가 처음 증권회사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개별 기업 분석 보고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여의도 거래소 공시실을 직접 찾아가 한 페이지당 10원 주고 복사해 안고 돌아가는 길이 정말 좋았는데. 요즘은 남극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된 거죠.

즉 과거에는 매니저들의 독점적인 정보 습득의 세상이었다면 현재는 무차별해졌고, 그만큼 젊은 투자가들이 멋있게 공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것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 1등인 세상. 사실을 남들과 달리 해석하고 진보를 위한 의심으로 가득 찬 사람이 최고가 되는 세상이 온 것 같습니다.



Q. 정보가 많으니 오히려 나만의 생각을 세우고 원칙을 지키는 게 어렵던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식시장은 정말 복잡한 곳이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연예가 용광로 속에서 녹은 후 뭔가가 나오거든요. 그 속에서 휩쓸리지 않으려면 자기만의 관점이 필요해요. 관점이 없으면 급류에 휩쓸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관점을 훈련하려면 사실을 많이 알아야 해요. 그리고 남들과는 다르게 생각해 보고, 의심하고, 가설을 만들고, 머릿속에서 충돌시켜보고 그 결과가 얼추 맞을 것 같으면 관점이 되는 거죠. 충돌을 시켜서 얼추 그럴 것 같으면 다른 소문이나 정보가 있어도 휘둘리지 않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흥분할 때 같이 흥분해버리고, 주가가 떨어지면 공포스러워서 팔아버리는 거죠.



Q. 시장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은 말씀드렸던 것처럼 관점과 확신이 중요하고요. 다섯 단계로 기업을 분석해야 합니다. 산업의 존재성, 성장성, 이익, PER, 미래 시가총액.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산업이 앞으로도 존재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동안 정말 많은 산업이 있다가 사라졌거든요. 필름 카메라나 피처폰 같은 것들. 그래서 산업 존재성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산업이 존재한다는 걸 통과하면 성장성과 지위 장벽을 고민해 봐야 해요. 산업의 크기와 경쟁자 수를 나눠본다든지 해서요. 다음에는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생각하고, 그 이익이 보유할 PER을 계산해요. 그러면 미래의 시가총액까지 가늠할 수 있겠죠.



Q. 그렇게 투자할 만한 기업을 발견하면, 이미 주가가 비싼 경우가 많더라고요

위대한 기업이 싸면 안 되죠. 당연히 비싸죠. 하지만 스스로 판단해 더 높은 PER을 부여할 수 있다면, 지금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더라도 기회가 충분합니다. 전 세계 기업 시가총액 1등부터 10등까지 보면 대부분이 플랫폼 기업이에요. 태어난 지 10년, 20년밖에 안됐지만 PER이 25 근처에서 왔다 갔다 하잖아요. 그런데 100년 역사의 P&G나 맥도날드의 PER도 25 정도거든요. 그러니 다른 사람들이 플랫폼 기업이 비싸다고 말해도, 스스로가 미래 PER을 3배 줘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3배의 여지가 생기는 거죠.



Q. 투자한 기업이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는다면요?

물론 내가 신이라면 하나의 종목만 사도 되겠죠. 하지만 우리는 가치 추정, 시기 추정이라는 두 가지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분산투자를 하는 거예요. 내가 A라는 기업이 훌륭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틀렸다면 가치 추정 오류가 발생하죠? 또 기업 가치를 맞췄다고 해도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고, 여러 종목이 동시에 오르지 않기 때문에 시기 추정의 오류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요. 그러니 분산을 늘 강조하는 거고, 만약 분산투자할 돈이 없다면 펀드와 함께하라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Q.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미래 기업환경에 적응 가능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이 좋고, 시장에서 불황을 즐기는 1등급 기업과 함께하라는 원칙을 갖고 있어요. 여기서 첫 번째는 미래 기업환경이에요. 아무리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고 시장에서 1등 기업이더라도 미래 기업환경에 적응 못하면 안 되니까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반도체 경쟁력이 뛰어나지만 그 이익이 언제까지 갈까라는 의문이 있어요. 기업끼리 '치킨게임*'을 벌일 게 분명하기도 하고요. 그때 뒤에 있는 소재 기업을 바라보면 어떨까 싶어요. 지속 가능하고 반복적 매출이 나는 곳. 저는 이런 걸 대장장이 주식이라고 하는데요. 두 전사가 치열한 싸움을 할 때 엷은 미소를 띠고 전사들에게 무기를 만들어주는 대장장이 기업은 어떨까요? 그런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게 습관화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치킨게임: 어떤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상태에서 서로 양보하지 않다가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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