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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빨리 빨리’ 로켓배송 민낯 드러낸 쿠팡…창사 이래 최대 위기

SBS Biz 손석우
입력2021.06.23 07:33
수정2021.06.23 08:17

■ 경제와이드 모닝벨 '이슈 분석' -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쿠팡의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엿새째인 어제(22일) 오후 완전히 꺼졌습니다. 이 화재로 김동식 소방대장이 순직했고, 물류센터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논란이 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쿠팡의 배달서비스 쿠팡이츠에서는 한 소비자의 집요한 환불요구가 식당 주인의 사망으로 이어진 이른바 '새우튀김 환불사건'도 터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쿠팡의 한발 늦은 대처가 분노를 일으키며 쿠팡 불매, 쿠팡 탈퇴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확장전략으로 단숨에 뉴욕증시 상장에도 성공했지만, 이제 그 부작용이 하나둘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는 분석입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쿠팡의 현주소를 짚어보겠습니다.

Q. 이번 화재를 두고 언젠가는 사고가 났어도 났을 거란 얘기가 나옵니다. 인재라는 이야긴데요. 사실 그동안 쿠팡에서 배송기사님들 사망사고, 코로나19 집단 확진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많았습니다. 무조건 빠르게, 많이 배송하려던 욕심이 결국 화를 부른 게 아닌가 싶은데요?

- 쿠팡 화재 엿새 만에 완전 진화…건물 전소하고 뼈대만
- 소방관 667명, 장비 255대 동원…소방관 1명 사망
- 에어컨 없는 물류센터 지하 2층…밀폐 공간에 열 누적
- 화재 직후 스프링클러 미작동 의혹 제기…경찰 조사
- 물류센터 화재·과로사 등 배송업계 노동 환경 조명
- 배송·물류센터 노동자 잇단 사망…코로나 집단감염도
- 한겨울에도 물류센터 내 난방기구 없이 핫팩에 의존
- 열악한 노동 환경·안전불감증 논란…쿠팡 탈퇴 운동
- 쉴 틈 없이 쏟아지는 배송물품…"물 마시기도 어려워"
- 노조 "정전 등 크고 작은 문제 빈번…근본 대책 없어"
- 영국FT "쿠팡의 기술 혁신은 노동자 쥐어짜는 혁신"
- 전문가 "택배 노동 환경, 운송업체가 적극 개선해야"

Q. 김범석 쿠팡 창업주가 국내 경영 일선에서 사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쿠팡에서는 김 창업주는 이미 지난 5월 말에 사임했다고 밝혔지만, 단순히 사임 시기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 그동안 김 창업주가 수많은 사건, 사고에서 책임 있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어요?

- 화재 당일, 김범석 창업자 의장·등기이사직 사임 발표
- 쿠팡, 강한승 대표 명의로 "화재 조사 적극 협조"
- 쿠팡 "사임일자는 지난 5월, 등기 완료돼 공개 늦은 것"
- 김범석 사임에 공분…중대재해처벌법 회피용 논란
- 중대재해법, 노동자 사망 사고 시 사업주·책임자 처벌
- 김범석, 쿠팡아이엔씨 최고경영자·이사회 의장직 유지
- 국내 법인 등기임원직 없어도 권한 강력…책임은?

Q. 기업이 사고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논란입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예방책을 마련하고 사고가 났다면 적절히 대처를 해야 하는데 쿠팡은 이런 부분이 미흡했다는 지적인데요. 글로벌로 뻗어 나가기 위해 공격적 확장에만 집중하다 보니 수면 아래 잠재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와요?

- 쿠팡, 화재사건 늑장대응에 쿠팡 소비자 이탈 가속화
- "김동식 구조대장 유가족 평생지원" 발표에도 '싸늘'
- 지난 3월 나스닥 상장…물류 풀필먼트 확보 재투자
- 쿠팡, 성장 궤도 안착 평가…글로벌 시장 확장 박차
- 빠른 시간에 로켓배송·쿠팡이츠·플레이 등 저변 확대
- 수만 명의 물류센터 노동자·쿠팡맨 상생 외면 비판
- 급성장속 잇단 노동자 사망…열악한 노동환경 대책無
- 자산총액 5조 돌파 '대기업' 반열…사회적 책임 막강
- 업계 "스타트업 기조의 회사 분위기에서 벗어나야"

Q. "돌을 던지는 마음으로 탈퇴한다." "조금 불편하고 비싸더라도 쿠팡은 쓰지 않겠다" 소비자들이 쿠팡 불매 운동을 넘어 탈퇴 운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2의 남양유업 사태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소비자들의 쿠팡 탈퇴 현상, 어떻게 보시나요?

- 노동자 과로사·소방관 사망·대표 사퇴에 #탈퇴인증
- 쿠팡 고객 '엑소더스'…SNS 쿠팡 탈퇴 인증글 확산
- "총알배송, 이제 죄책감" 소비자들 서비스 탈퇴
- '편리함의 아이콘' 쿠팡, '제2의 남양'으로 전락
- 월 회비 내는 멤버십도 잇단 해지…"불편해도 돼"
- 소비자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불매운동뿐"

Q. 일본 불매운동, 남양유업 사건 등 최근 소비자 운동은 잠깐의 바람에 머물지 않습니다. SNS를 서로 독려하고 상황을 공유하며 기업에 아주 큰 타격을 줄 정도로 영향력이 큰데요. 비록 나와 상관이 없더라도 기업이 갖고 있는 윤리 의식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경제계 화두인 ESG에 대해 소비자들 역시 관심이 높은데요. 근래 들어 소비자 운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나요?

- 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더 이상 참지 않는 소비자들
- 2013년 남양유업 갑질 사태…소비자 직접 행동 나서
- 대리점주 욕설·밀어내기식 강제 할당 등에 불매운동
- 2019년 '노재팬' 일본 제품에 대대적인 불매운동
- 유니클로 등 일부 일본 제품 매장 폐점 등 큰 타격
- 소비자들 "기업들에 지속해서 경각심 울릴 수 있어야"
- 소비자 영향 커지면서 ESG 경영 중요성 재부각
- 국민 10명 중 6명 "ESG가 제품 구매에 영향"
- 국민들, 일자리 부족·근로자 인권 및 안전에 관심
- 대한상의 "국내에서도 기업에 사회적 요구·기대 커져"
- 불공정 기업에 직접 경고…"소비자 권리 커져 긍정적"

Q. 업주가 이용자와 쿠팡이츠의 무리한 환불 압박으로 인해 뇌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시작은 2,000원짜리 새우튀김 1개였는데요. 이용자도 무리하게 환불을 요구한 데다 쿠팡이츠에서 중간에서 정리해야 함에도 업주에게 모든 책임을 돌렸어요. 엄연히 수수료를 받는 쿠팡이츠가 이용자와 업주 간의 갈등을 해결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 배달앱 블랙컨슈머 갑질 사건에 업주 뇌출혈 사망
- 2,000원 짜리 새우튀김에 컴플레인…점주에 막말
- 쿠팡이츠, 업주에 전화해 "주의해달라" 잇단 압박 
- 업주 사경 헤매는데도 전화 걸어 "조심해달라"
- 업주, 의식불명 병원 입원 후 3주 만 세상 떠나
- 유족 측 "고객 항의와 쿠팡이츠의 압박 때문"
- 유족 측 "소비자 말이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Q. 점주가 사망하고 나서야 쿠팡이츠가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에 나섰습니다. 다른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올렸던 별점과 후기들이 어느새 갑질의 도구가 돼버렸어요. 일부 이용자들은 별점과 후기를 무기로 말도 안 되는 서비스를 요구하곤 한다는데 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에 응하는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 하루 이틀 일이 아닌데요?

- 음식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블랙컨슈머 양산 논란
- 참여연대 등 "배달앱 측 점주의 방어권 보장해야"
- 허위·악성 리뷰로 '별점 테러'…매출 타격으로 이어져
- 참여연대 등 "블랙컨슈머에 점주들 적극 대응 어려워"
- 쿠팡이츠, 리뷰에 점주 답글 불가능…매출 피해 속출
- 점주들 "우리 잘못 아닌데도 욕설 듣고 사과해야"
- 쿠팡이츠, 점주 보호 위한 전담 조직 신설 등 조치
- 악성 리뷰에 점주 댓글 가능…악성 리뷰 노출 차단
- 쿠팡이츠 "적절한 지원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

Q. 김범석 창업주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쿠팡이 지금 이상의 혁신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더욱더 철저하게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겁니다. 지금이라도 쿠팡이, 그리고 김범석 창업주가 제대로 된 기업 운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각종 비판에도 공식 사과 없는 김범석 책임론 논란
- 혁신 외치던 쿠팡, 잇단 사건·사고 수습은 '미흡'
- 소비자 외면 키우는 쿠팡…향후 필요한 조치는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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