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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외치던 증권사들이 석탄발전소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SBS Biz 이광호
입력2021.06.18 07:17
수정2021.06.18 08:12

[앵커]

최근 경제계 어딜 가나 환경과 사회책임, 지배구조를 따지는 ESG 경영이 화두고, 증권업계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증권사들은 특히 어떤 회사에 투자하느냐를 꼼꼼하게 따지는 분위기인데요.

이런 가운데 탈석탄을 선언한 일부 증권사들이 어찌 된 일인지 석탄화력발전소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NH투자증권 앞에 환경단체가 모였습니다.

NH투자가 민간 화력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의 공모 회사채 발행에 뛰어들었다는 겁니다.

[오동재 / 기후솔루션 연구원 : 아직 (발전소) 공사비 자금이 조달 안 된 상황인데, NH투자증권이 탈석탄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발행에 참여하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삼척블루파워의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채 발행엔 5곳의 증권사가 더 참여했습니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가 250억 원으로 가장 많은 물량을 인수하긴 했지만, 다른 증권사들도 최소 110억 원 이상의 물량을 인수하기로 해, 총 1000억 원을 발행하게 됩니다.

왜 투자가 이뤄졌는지 물어보니, 계약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해명이 돌아옵니다.

지난 2018년 총액 1조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면서 증권사가 채권을 발행하고 사 주기까지 하는 인수 확약을 맺었다는 겁니다.

다만, 현재까지 발행된 회사채는 계약 물량의 20%인 2000억 원으로, 앞으로도 이 석탄화력 발전소의 회사채 발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 :이번 회사채 인수 확약 이행 이외에 당사는 NH농협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ESG 비전 및 탈석탄 금융을 준수할 예정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탄탄한 산업이었던 화력발전소와 무심코 진행했던 계약이 증권사들의 ESG 경영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SBS Biz 이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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