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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IN] DL이앤씨, 일감 몰아주기 의혹만 받고 ‘아픈 손가락’ 글래드라이브 호텔 매각

SBS Biz 윤지혜
입력2021.06.09 14:22
수정2023.10.19 14:36

[앵커]

이번 주 건설IN 시간에 다룰 회사는 DL이앤씨입니다.



다소 생소하실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e편한세상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진 옛 대림산업에서 건설 부문만 따로 떼어내 새로 설립한 건설회사입니다.

이 회사가 요즘 자회사인 글래드 호텔 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룹 총수일가 관계사에 호텔 브랜드 로열티를 몰아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어서인데요.



이런 와중에 글래드 호텔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으로 매각되는 신세에 놓였습니다.

현재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윤지혜 라이브데스크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내 비즈니스 호텔인 글래드 호텔.

DL그룹의 '아픈 손가락'이 돼버렸습니다.

공정위의 표적에 호텔 매각까지 여러모로 난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어떤 상황인지 차근차근 따져보겠습니다.

2010년 이해욱 회장과 아들 이동훈 씨는 각각 55%, 45%씩 출자해 APD라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옛 대림산업의 호텔 브랜드인 '글래드' 상표권을 APD에 출원, 등록하게 됩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APD는 브랜드 사용계약을 맺게 되는데요.

글래드 호텔 운영은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맡고 있는데, 오라관광이 APD에 매월 브랜드 수수료를 지급해 2018년까지 총 31억 원을 줬습니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오라관광의 수수료 지급은 APD에 사업 기회를 제공한 것이고 총수일가가 사익편취한 것"으로 본 것인데요.

결국 2019년 공정위가 이해욱 대림 회장과 대림산업을 검찰에 고발하고, 13억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습니다.

공정위는 "APD란 회사가 오라관광에 브랜드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 했다"고 봤습니다.

[앵커]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달 27일, 7차 공판이 진행됐습니다.

쟁점은 신생기업인 APD에 과도한 기회를 부여한 게 정당한지 여부입니다.

DL이앤씨 변호인단은 "APD 직원이 워커힐·반얀트리 등 다른 글로벌 호텔에 근무할 정도로 실력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검사 측은 "총수일가가 세운 신생기업에 일감이 집중됐다는 것 자체가 사익편취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판은 두 번 정도 더 남았는데요.

수년째 공판이 진행되고 있어 그룹 내에서 상당히 곤혹스러운 표정입니다.

[앵커]

재판도 재판이지만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사례로 콕 찍은 것 만으로도 여러모로 부담이 클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단초가 된 호텔 사업은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기자]

코로나19로 좋지 않습니다.

DL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608억 원으로, 전년보다 39.3% 줄었고 19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순손실은 76억 원에 달했습니다.

결국 논현동의 '글래드 라이브 강남'을 팔았습니다.

저희 SBS Biz에서 지난 4월 단독보도를 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티마크'란 회사에 약 2천억 원 대에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앵커]

호텔 업황이 어려우니까 아예 호텔 사업을 접는 건가요?

[기자]

그런 관측이 일부 나올 수 있지만, 일단 DL이앤씨 측은 "호텔 사업을 정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글래드 호텔의 경우 제주도, 서울의 경우 여의도, 마포, 코엑스 호텔은 남아있습니다.

다만 이번 글래드 라이브 호텔 매각과 관련해선 "공정위 고발로 시작된 일감몰아주기 의혹 해소의 일환으로 매각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은 여전히 남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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