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머니] 테슬라 팔고 사야할 미국 주식은?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
SBS Biz 최서우
입력2021.06.04 09:42
수정2021.11.22 10:43
금리 오르고 인플레이션 온다
수혜주 포트폴리오 구축 필요
■ 연준 자산 90% 상승, 가계부채 17조 시대
■ 금리 인상, 중장기 인플레이션 예측
■ 고평가 종목 하락세 전망
Q. 미국 증시,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일단은 금리가 더 인상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S&P500*은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온 이후에도 잘 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주로 봤던 회사는 전통적인 PER이나 PBR같은 밸류로는 높은 평가를 받는 곳이 많았고, 금리가 오른다니까 성과가 떨어진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결국 가장 중요한 관점은 인플레이션이 오느냐라는 것 같아요. 인플레이션이 오면 금리가 오르고 그러면 기술주들은 좋지 않을 테니까요.
* S&P500: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500대 대형기업 주가지수
Q.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일어날 거라고 보시는 건가요?
단기적, 장기적 가능성을 나눠봐야 할 것 같은데 일단은 단기적인 이야기부터 말씀드려 볼게요. 물가를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는 통화량, 통화유통속도, 생산량입니다. 통화량의 지표인 연준 총 자산지표는 2020년초 대비 90% 이상 올라와 있습니다. 엄청 늘었죠. 그런데 작년에 물가가 많이 오르지 않았던 이유는 통화유통속도가 낮았기 때문입니다. 풀린 돈이 실물경제가 아니라 금융시장이나 예적금으로 들어간 거죠.
하지만 올해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경기가 정상화되고 실물경제에서 돈이 돌 겁니다. 통화량이 풀려있는 상태에서 통화유통속도가 올라간다면 물가도 오를 가능성이 높겠죠. 만약 수요가 많이 는다고 해도 생산량 자체가 그것 이상으로 높아지면 물가는 잘 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생산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조금 더 높습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수요가 증가하는 것 대비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는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중장기적인 시선에서는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요?
결국에는 연준이 금리라는 무기를 갖고 어떻게 행동할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된장찌개 레시피를 모르는 상태에서 요리를 한다면 된장을 조금씩 넣으면서 계속 한 스푼씩 떠먹어 보겠죠. 그러다 적정한 된장이 들어가면 스톱할 겁니다. 미국 연준이 지금 이 상황이에요. 17조달러까지 증가한 가계부채 상황이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금리를 가파르게 올렸을 때 어떤 맛이 나올지 감도 안 오는 겁니다. 그랬을 때 연준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금리라는 걸 조금씩 올려가며 경기라는 요리가 맛있게 되는지 조금씩 확인해야 되는 거죠.
Q. 지속적인 금리 상승을 정부, 가계가 감당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있던데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연준의 존재 목적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연준은 결국 달러 가치를 지켜야 합니다. 달러 가치를 신경 쓰지 않고 낮은 금리를 유지하려는 조직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씩 올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요. 화폐 수요 대비 공급량을 적절하게 조정하는 게 가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거든요. 말씀드렸다시피 연준 총자산 90%가 2년 만에 늘었고, 이걸 조정하지 않으면 달러 가치를 지켜야 하는 본래 목적을 잃게 되는 거죠.
Q. 연준이 가장 원하는 그림은 어떤 모습일까요?
일단 경기가 정상화될 때까지 금리를 올리는 겁니다. 그리고 17조달러 규모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물가 상승도 용인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거기에 맞는 수혜주로 구축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테슬라 가고 금광업 뜬다?
금리 오르면 '실적'에 주목하라
■ 금리, 실적, 리스크평가 고려 필요
■ 주택건설, 금, 고리대금업 고실적 예상
■ 펀더멘탈 대비 저렴한 종목 구입도 전략
Q. 증시 이야기를 다시 해보고 싶은데, 주가를 결정하는 요소가 금리 외에 무엇이 있나요?
주가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금리, 실적, 리스크 평가입니다. 만약 금리가 완만하게 오른다고 보고 있다면 그 이상 실적이 올라가고 리스크에 대한 평가가 개선될 때 주가가 오르는 거죠.
저희가 주의 깊게 보는 지표는 미국의 회사채수익률이에요. 결국 시장 참가자들이 얼마나 리스크를 감당할 의사가 있느냐가 중요하고요. 이제 기업단으로 들어가면 '위험한 산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실적이 잘 나오더라' 하며 심리가 개선될 수도 있는 거고요.
Q. 2021년 초까지는 테슬라를 필두로 테크기업의 시대였는데, 끝물인 걸까요?
2020년은 모두가 당장 실적이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모두가 주목하는 게 당연히 꿈이잖아요. 꿈이 크고 금리가 내려가니 그런 종목들이 주로 갔던 게 맞고요. 앞으로 예상되는 상황은 말씀드렸다시피 금리가 오를 거고, 남은 두 가지 변수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실적과 리스크. 이걸 충족할 수 있는 종목을 사야 합니다.
Q. 어떤 종목 실적이 잘 나올 거라고 보시나요?
첫 번째는 주택건설업입니다. 지난 1월 제가 맨 처음 냈던 종목보고서가 '디알호턴'이라는 주택건설업체였어요. 현재 주택시황은 2007년과 비교도 안 되게 좋습니다. 또 미국은 인구가 늘어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고요. 그러다 보니 주택건설업체들은 주택가격이 올라 실제 수혜를 보고, 주택공급량도 조금씩 늘려가며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아지고 있죠.
두 번째는 금입니다. 금광업종, 대표적으로 '뉴몬트'를 보고 있어요. 미국이 지난 2020년 8월부터 달러 가치를 지키기 위해 금 가격 규제를 진행했고, 가상화폐 붐이 일며 금 ETF 투자량도 상당히 빠졌어요. 두 가지 요소 때문에 펀더멘탈 대비 금광 주식들의 가격이 너무 떨어졌죠. 그런데 사실 인플레이션의 전통적인 헤지 수단은 사실 금이거든요. 요즘 가상화폐 상황도 좋지 않고요. 그러니 금 투자가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고리대금업입니다. 특히 '이노바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주목해서 보셔야 되는데요. 미국은 저축률이 정말 낮고 고리대금업이 발달된 나라입니다. 특히 폰숍이라는 전당포 개념의 가게가 많죠. 물건을 가져오면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급전대출을 해주는 곳인데, 한 기업이 전국적으로 2000~3000개씩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 환경 때문에 저축률이 많이 올라가 있어 급전대출을 할 일이 적은데, 경기가 좋을 땐 단기대출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거든요. 이자율이 400%인데도 사용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인구의 50%가 은행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니 고리대금업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나 주주 입장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기존 유망 종목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마찬가지로 금리, 실적, 리스크 고려가 필요한데요. 앞서 말씀드린 종목들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덜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아마존 등 대형기업의 리스크를 걱정하는 시선은 많지 않습니다. 리스크에 대한 평가가 개선될 여지도 적어요. 그러면 실적이 가파르게 올라줘야 되는데 아마존,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이런 기업은 좋은 실적이 기대되고 주가도 견주할 겁니다.
다만 테슬라는 실적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팔았는지 안 팔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다음 분기 실적을 봐야 될 것 같고요. 탄소배출건으로 이익을 많이 내고 있는 회사인데 점차 전기차를 만드는 기업이 많아지면 수익이 떨어질 거고, 중국에서도 안 좋은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테슬라에 대한 리스크 평가는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실적도 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Q. 미국 증시에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결국 주식은 꿈이고, 큰 꿈을 가진 업체가 간다는 편향이 있을 수 있는데요. 사실 올해부터는 실적이 굉장히 차별화될 겁니다. 그래서 실제로도 실적이 많이 올라가고 그동안 잘 보지 않았던 종목 위주로 투자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꿈에서 깨서 현실을 보십시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진행: 정석문 아나운서
구성: 황인솔 콘텐츠에디터
제작: SBS biz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단독] 카카오, 내년부터 이용패턴·기록 수집 검토
- 2."김부장 아내도 못 버텼다"…공인중개사 1만명 집으로
- 3.[단독] ISA 비과세 혜택, 국내 투자에 더 준다
- 4."월 160만원을 어떻게 내요"…다급해진 신혼부부 2만8천명 몰렸다
- 5.공무원 인기 부활?…9급 첫 월급 300만원 된다
- 6.[단독] 결국 백기든 쿠팡…이용 약관서 '해킹 손해 면책' 삭제
- 7.원금·4% 수익 보장 IMA, 첫날에만 2천200억 몰렸다
- 8.65세 넘었다면…문턱 높아지는 '절세통장' 챙기세요
- 9."1인당 50만원씩 준다"…소득 상관 없이 뿌린다는 곳 어디
- 10."집 사는 데 노후까지 영끌"…퇴직연금 깨서 집 산 3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