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머니] HMM은 어떻게 흠슬라가 됐나? [2021년 1Q 사업보고서]
SBS Biz 최서우
입력2021.06.04 09:42
수정2021.11.22 10:43

역대급 실적 기록한 HMM
운임 상승에 예뻐진 재무제표
■ 운임 84% 상승에 매출, 영익 호전
■ 전환사채 변수, 산업은행 선택도 중요
■ 세계 컨테이너지수 변화 주목 필요

Q. HMM 주가, 왜 이렇게 오른 걸까요?
운임이 정말 말도 안 되게 올랐습니다. 지난 1월 HMM 재무제표를 분석할 때에도 운임이 많이 오른 상태였는데, 그것보다도 더 오른 거죠. 지난해 같은 경우 1TEU를 운송하는 데 단가가 1007달러 정도 됐거든요. 지금은 1분기 기준으로 1838달러 정도 됩니다. 대략 84% 올랐습니다. 단가가 상승하다 보니 매출도 크게 호전됐고요. 매출이 호전된 것에 비해 비용이 따로 오르지는 않다 보니까 영업이익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실적 살펴볼까요?
2021년 1분기 전체 매출이 2조4280억원, 지난해 동기 대비 85%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조원, 영업이익률 42%를 기록했습니다. 2020년 1분기는 적자였는데 정말 크게 증가했죠. 반면 당기순이익은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1541억원입니다.
Q. 영업이익이 당기순이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웠군요?
HMM은 발행해 놓은 전환사채가 이미 많습니다. 전환사채는 사채를 일반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는데,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금융원가 비용이 점점 더 쌓이게 됩니다. 파생상품을 매입한 사람 입장에서 주가가 올라가면 이자를 받는 것보다 주식으로 바꿔서 시장에 파는 쪽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 주식으로 바꿀 가능성이 높겠죠.
그래서 HMM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차이가 약 8500억원 정도 나는 겁니다. 이게 거의 전액 파생상품 평가손실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HMM은 아무리 영업을 해도 당기순이익이 나오기 힘든 구조입니다. 주가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파생상품 평가손실은 점점 더 커질 테니까요. 그런 문제 때문에 역대급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당기순이익이 안 나오겠거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역대급 실적이 나왔죠. 이에 1500억원이라는 당기순이익이 나온 겁니다.
Q. 전환사채가 실제로 전환된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일단은 회사 재무제표가 예뻐질 겁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지금 전환사채를 들고 있는 주체가 산업은행이잖아요. 산업은행이 만약 전환을 하게 되면 이번 해 중순까지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이 한 6000만주 정도 수준으로 알고 있거든요. 지금 유통되는 주식이 3억4500만주고요. 당기순이익과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약 1조원 정도니 주당 이익이 2500원 수준으로 나와요. 연간으로 계산하면 1만원이겠죠? 그럼 PER이 약 4.6배니까 저평가라고 볼 수 있어요.
Q. 차입금은 어떤 상황인가요?
차입금과 차입금 비율도 굉장히 높습니다. 장기차입금, 사채, 유동성장기부채 합치면 2조원이 넘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금성 자산이 1조원 넘게 있어요. 거기에다가 투자자산, 유동금융자산 같은 걸 합쳐봤더니 차입금보다 많아요. 그 말인즉 지금 당장 차입금을 현금으로 다 갚아버릴 수도 있는 거예요. 이렇게 예쁜 재무제표에 국적선사라는 프리미엄도 있으니 산업은행에서는 지분을 갖고 있고 싶어 하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Q. 유심히 봐야 할 다른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현재 HMM의 평균 가동률은 70%대 초반입니다. 100%가 아니에요. 즉 모든 매출은 운임지수 상승에 기인했다는 뜻이죠. 운임지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이 회사의 가치가 얼마라고 추측할 수 있겠지만 그게 쉽지가 않잖아요. 그 정도의 위험은 생각하셔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전 세계의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어떻게 움직이냐가 HMM의 실적과 직결돼있다고 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진행: 정석문 아나운서
구성: 황인솔 콘텐츠에디터
제작: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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