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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대신 자식에게” 서울 아파트 증여 폭증

SBS Biz 정광윤
입력2021.05.18 17:47
수정2021.05.18 21:26

[앵커]

다음 달부터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붙는 양도세율이 크게 오릅니다.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집을 많이 내놓아서 결국 주택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죠.

예상과는 달리 증여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광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는 지난 2월 5400여 건에서 3월엔 4500여 건으로 줄었습니다.

반면 증여는 같은 기간 900건대에서 2,000건대로 두 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특히 증여가 가장 많은 강남구는 3월 812건으로 한 달 전(129건) 보다 6배, 지난해 같은 달(84건)과 비교하면 10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다음 달 1일 종부세와 재산세 과세기준 일을 앞두고 증여할 사람은 이미 다 증여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업체의 설명입니다.

[김세웅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공인중개사 : 매매를 통해서 양도하기보다는 자녀들에게 증여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보유하기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어차피 재건축을 통해서 향후에도 시세가 우상향으로 계속 상승할 것으로 다들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통계로도 이 같은 증여 분위기는 확인됩니다.

지난 4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와 빌라 상가 등을 증여받은 30대 이하는 1700여 명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했고 1월(707명)과 비교해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우병탁 / 신한은행 부동산센터 팀장 : 증여세도 세율이 굉장히 높은 편이긴 한데 "지금 재산을 주지 않더라도 어차피 나중에 같은 금액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상속세나 증여세로 나올 돈이다. 결국 낼 돈이다"라는 인식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집을 파는 대신 증여로 나서면서 공급 물량을 늘리려 했던 당초 정부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입니다.

SBS Biz 정광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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